[미디어펜=백지현 기자] 그동안 채용비리 여파로 주춤했던 금융회사들이 일자리 창출을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모습이다. 특히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신규채용을 위한 희망퇴직을 직접 독려하고 나서면서 일각에서는 정부와의 코드맞추기 일환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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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9월 13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알림 1관에서 열린 금융권 공동 채용박람회 모습./미디어펜 |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KEB‧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올해 2250명이 넘는 채용계획을 잡은 상황이다. 이는 지난해 1825명을 채용한 규모보다 400명이 늘어난 셈이다.
우선 KB금융은 올해 전체 계열사에서 총 100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KB국민은행 600명, KB증권 110명, KB손해보험 50면, KB국민카드 55명, 기타 계열사 185명 등이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채용인원(500명)과 비교해 20% 확대된 셈이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도 올해 채용규모를 지난해보다 늘렸다. 현재 채용 원서접수를 받기 시작한 신한은행은 올해 상반기 300여명을 채용하고, 올 하반기에도 지난해(450명)보다 더 많은 인원을 채용할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595명)보다 26% 늘린 750명을 연내 채용한다. 현재 상반기 200명을 채용하기 위한 채용절차가 진행중인데 이어 올 하반기에 550명을 추가로 채용한다. KEB하나은행 역시 올해 채용규모를 지난해 250명보다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시중은행들이 일자리 창출에 앞장선 배경에는 정부의 일자리 창출 기조를 반영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무엇보다 금융회사를 관리‧감독하는 금융당국의 수장이 직접 청년채용을 위한 명예퇴직을 유도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일자리 창출에 앞 다퉈 나서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최 위원장은 지난 9일 기자간담회에서 “희망퇴직과 함께 퇴직금을 올려주는 방안을 적극 권장하겠다”면서 이를 시행하는 해당은행에는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퇴직금을 올려 희망퇴직을 유도하면 10명이 퇴직할 때 7명을 신규채용을 할 수 있을 것이란 셈법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현재 은행권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신규채용에 앞장섰던 과거와는 상황이 현저히 다르다. 비대면 거래가 대세가 되면서 영업점 통폐합 등 몸집 줄이기에 나서는 한편 새로운 먹거리 창출을 위한 투자활로 모색에 골치를 앓고 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정부의 일자리 창출 압박 속에 은행권이 울며 겨자 먹기식 대응이 아니냐는 해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여러 상황 등을 고려했을 때 신규채용을 늘리는 것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지만 그렇다고 금융당국의 뜻을 거스르기도 어려운 입장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