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5일(현재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진행되고 있는 국제노동기구(ILO) 제107차 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강조하게 될 내용이다.

이 자리에서 손 회장은 세계 각국의 남녀 간 임금격차에 대해 “합리적 차이와 불평등한 차별을 구별해 처방을 다르게 해야 한다”고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의 경우 연공형 임금체계가 여전히 우세해, 능력이나 성과보다는 근속연수와 경력의 차이가 고스란히 남녀 간의 임금 격차로 연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2016년 OECD는 우리나라 여성의 평균 임금수준이 남성의 63.8% 수준이라고 발표했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평균 근속연수는 2017년 기준 남성이 7.2년인데 반해 여성은 4.7년에 그치고 있다. 10년 이상 장기경력자 비중도 남성이 40.6%, 여성이 23%이다. 

직무가치나 성과와 무관하게 매년 임금이 자동 상승하는 호봉제를 도입한 기업이 전체의 63.7%에 이른다. 이 같은 남녀 간 인적속성의 차이는 임금격차를 만들어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손 회장은 여성의 평균 근속연수와 장기경력자 비중이 낮은 이유로 경력단절을 들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이 앞장서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확산시켜 나갈 것을 당부할 예정이다. 일하는 방식 혁신과 생산성 향상이 기초되어야 한다는 데 노동계도 인식을 같이 해야 한다는 것이다.

‘직장 내 양성평등’에 관한 해법으로 양성평등을 위해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 확대는 물론 경력단절 없이 노동시장에 오래 머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 노사정이 공동 노력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이 손 회장의 주장이다. 

손 회장은 ILO 회원국 일자리 정책과 관련해서는 '전반적인 기조 변화'를 촉구할 계획이다. 더 많은 여성이 노동시장에 참여하려면 그만큼 일자리가 늘어나야 하는데, 공급과잉과 디지털기술 발전에 따른 생산성 향상으로 기업들의 일자리 창출이 쉽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또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기술이 쏟아져 나오는 현 시점에서 일자리 정책의 방점을 ‘창업을 통한 새로운 기회 창출’에 두고, 시대착오적 낡은 규제를 걷어내 신산업 ․ 신생기업 출현시킬 적정한 시기라고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총 관계자는 “남녀 간 임금격차 문제를 넘어 우리나라가 비준한 ILO 핵심협약인 동일 가치 근로에 대한 남녀 간 동동 보수 협약을 실현하려면 평등한 기회 보장과 직무중심 임금체계 확산이 근본 해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