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하늘 기자] 국회에서 금융당국이 개인 간 거래(P2P) 업체를 직접 관리·감독할 수 있도록 나설 수 있는 법안을 상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투자자 보호가 강화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다만 P2P 업체는 정보통신기술(ICT)업체로 상법상 금융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단순히 금융위원회등록 대상 지정만으로 온전한 관리 감독이 이뤄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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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한국P2P금융협회 |
8일 금융위 등에 따르면 국회에 상정된 P2P 대출 관련 법안은 총 4개로 P2P 업체를 금융위 등록대상으로 지정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해당 법안들의 공통점은 P2P 업체를 금융위 등록 대상으로 지정하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금융당국에서 P2P 업체를 직접 관리·감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기존에는 P2P 연계 대부업자만 감독할 수밖에 없어 한계가 있었다”며 “P2P 업체를 직접 감독할 수 있게 되는 방향성에선 국회와 금융위가 모두 공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P2P금융회사들의 누적대출액은 2015년 말 373억원에서 2016년 말 6289억원으로 10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말엔 누적대출액 규모가 2조3000억원으로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주목할 점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E)과 부동산 담보대출에 66%가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개인신용대출비중은 11.6%에 불과했다.
북미지역과 유럽 시장에서 부동산 관련 대출 비중이 각각 6.2%, 9.4% 수준인 것과 대조적인 수치다.
부동산 경기가 호황이라면 문제가 덜하겠지만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 건물을 완공하지 못하거나, 분양이 안되면서 수익을 내지 못해 원금을 돌려받기 힘든 구조다.
즉 P2P 업체들이 부동산대출시장에서 벌이는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투자자는 부실위험을, 대출 소비자는 고금리 부담을 떠안게 되는 구조다.
금융당국은 이에 P2P 대출 관련 법안이 통과되면 투자자 보호 장치로 투자자금 분리 보관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투자자금 모집부터 상환 업무까지 모두 신탁회사에 맡기거나 가상계좌를 통해 분리 보관하도록 의무화하는 방안을 국회와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또 P2P 대출 투자자의 법적 원리금 상환 요구권을 명확히 할 방침이다.
관련업계 전문가들은 P2P 금융이 개인간의 거래이지만 일정부분 정부가 규제와 관리감독 역할을 해주는 것이 맞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P2P 업체를 단순 등록 대상 지정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금융제도권으로 포함하는 법안이나 제도 역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대학장 겸 경영대학원장은 "그동안 P2P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면서 부실 업체들이 많이 발생하고, 허위 공시나 횡령 등의 문제들이 발생했다"며 "이런 시장 속에서 피해자들이 늘어나 사회 불신이나 금융거래 신뢰성 저하될 수 있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시장 규제를 나선 것은 시의적절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P2P 업체는 ICT업체로 상법상으로는 금융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금융위 등록제를 실시하더라도 관리·감독이 안될 수 있다"며 "P2P업체를 금융제도권으로 포함하는 법안이나 제도 역시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역시 "P2P금융이 개인간의 거래긴 하지만 일정부분 정부가 금융 역할을 해주는 것이 맞다"며 "시장의 사이즈가 커지고 피해자가 늘어나면 정부가 참여해 부작용 줄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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