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유진 기자]6.13지방선거에서 가장 논란이 되는 광역단체장 선거지역인 경기도지사 후보 중 한명인 김영환 바른미래당 경기도지사 후보를 유세 현장에서 만니기란 쉽지 않다.
공식 선거 운동이 시작된 지난 31일 이후 김 후보는 다른 후보와 달리 유세 현장 일정을 취소하거나 장소를 변경하는 일이 잦았다.
31일 오전 10시 50분 예정돼 있던 안양 일정을 취소한 이후 6월에만 13곳의 현장 일정을 취소했다.
시민 만남을 취소하는 대신 상대 진영 후보의 의혹과 관련된 각종 추궁은 이어갔다. 각종 대변인 논평과 규탄 기자회견, 인터뷰 등의 대외 활동은 지속됐다.
갑작스러운 일정 변경 통보에 그를 취재하는 언론들도 당혹스럽긴 마찬가지다.
지난 2일 A 매체 기자는 김 후보가 오전 9시께 예정돼 있던 수원 광교산 일정에 나타나지 않자 캠프 측에 "한 시간 동안 기다려도 후보는 안오고 일정 약속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고 항의성 글을 남겼다.
이어 같은 날 오전 11시 13분께 캠프 측 관계자는 "오전에 생방송 언론 인터뷰가 있어 일정이 미뤄졌다"고 입장을 전했다.
같은 날 경쟁 후보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남경필 자유한국당 후보는 각각 안성시장, 수원 광교산 입구를 찾아 첫 주말 유세에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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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년 민주당 의원 시절의 김영환 후보 모습/사진=YTN 뉴스 화면 |
치과의사, 과학기술부 장관 등 독특한 이력이 있는 김영환 후보의 경우 15, 16, 18, 19대 국회의원을 지낸 인물 중 하나로 한때 민주당 대변인을 보낸 인물이다.
지난 2004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에 민주당 의원으로서 동참, 2012년 당의 대선후보 경선 당시 출사표를 던졌다가 컷오프(예비경선) 탈락하기도 했고 지난 2016년 1월 8일 더불어민주당 탈당을 선언한 뒤 '안철수 신당'에 합류했다.
이번 지선에서 그는 뒤늦게 선거 레이스 대열에 합류하는 등 초반에는 여론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과거 대선주자로 나섰던 이재명 후보나 현역 프리미엄이 붙은 남경필 후보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 것도 한몫했다.
김영환 후보가 여론의 관심을 받기 시작한 건 지난달 29일 열린 KBS1TV 주관 경기도지사 후보 초청 첫 TV 토론회에서였다.
당시 그는 '남경필-이재명' 양자 구도였던 '네거티브 공방'에 뛰어들어 이 후보의 의혹을 집중 추궁했고 다음 날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리는 등 여론의 관심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JTBC 주관 TV 토론회에 참석 배제당했다며 선관위와 방송사 측을 항의 방문, 결국 토론회 취소 사태를 불러일으키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당시 김 후보는 선관위와 JTBC를 항의 방문하기 직전 서울시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토론회가 끝나고 이런 반응이 올지 몰랐다"면서 언론 보도가 거의 없던 상태에서 후발로 나와 인지도도 낮은데 어떻게 선거를 치르겠냐는 걱정이 있었다"고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이어 "여론조사가 낮은 상황에서 보조 인지도가 크게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는 발언을 덧붙였다.
'보조인지도'란 그의 이름을 언급하는 것만으로도 대중이 그를 연상하게 되는 마케팅 기법 용어 중 하나다. 예컨대 시민들에게 '김영환을 아느냐'고 물었을 때 '경기지사 후보다'는 반응이 나오는 식이다.
그는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전체 국민 중 바른미래당을 아는 사람은 2~4% 정도일 것"이라면서 "여론조사 결과 지지율도 낮은 상황에서 이번 토론회로 보조인지도를 10%쯤 가지고 올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이후 '네거티브 공방'에 집중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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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9일 열린 KBS1TV '경기지사 초청 토론회'에서 이재명, 남경필, 김영환, 이홍우 후보가 토론을 벌이고 있는 모습/사진=KBS1TV 화면 캡쳐 |
그는 토론회 직후에도 이재명 후보와 관련된 각종 의혹을 추가 폭로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지난 7일에는 이재명 후보의 '여배우 스캔들'과 관련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이 후보와 배우 김부선 씨가 과거 9개월간 밀회를 즐겼다'고 추가 폭로 주장을, 8일에는 이 후보의 형수 박인복 씨와 함께 '이재명 막말 논란(형수 욕설 파일)' 회견을 하기도 했다. 이 같은 기자회견의 일정은 한번도 취소되거나 연기된 적 없었다.
이 후보의 행보와 관련해 정치평론가들의 분석은 어떨까.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김영환 후보의 경우 과기부 장관에 대선 의원까지 지냈던 인물이라 정치적 감에 있어선 판단력이 있을 것"이라며 "(네거티브 공방 관련) 후보자의 도덕성과 정직성을 검증하기 위해서라는 이유를 펼치고 있고 그 점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도 동의하는 바다"고 말했다.
이어 황 평론가는 "대신 김 후보가 자신의 정책이나 활동에 관해 이야기하기보단 남의 이야기에 매달리는 모습을 보여 그 이상의 확장력을 못보이고 있다는 점은 한계다"고 평가했다.
한편, 김 후보가 연달아 유세 일정을 취소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캠프 대변인 측은 "갑작스런 개인 일정 때문에 변동이 생겨 피치 못하게 유세를 취소하게 된 것이니 양해 부탁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미디어펜=박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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