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현지법인 '유정용강관 예외품목 요청' 신청
품목 제외 불가피 땐 가동 중단·구조조정 가능성
현지법인 생산 라인 증설 가능성도 내비쳐…
[미디어펜=박유진 기자]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로 촉발된 철강 쿼터제(수입할당제)를 극복하기 위해 세아제강이 미국 현지법인을 중심으로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일부 품목에 대해선 현지법인을 통해 미국 상무부에 쿼터 예외 조치를 신청하게 하는 한편, 현지 공장의 생산라인 증설도 검토 중이다.

18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세아제강 미국법인(SSUSA)은 지난 5월 11일 미국 상무부에 유정용강관(OCTG) 튜빙(tubing)과 케이싱(casing) 제품 등을 무역확장법 232조 예외품목으로 지정해달라는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들 제품을 포함한 14개 품목에 대해 13만5000t의 관세 부과를 제외해 달라는 신청서를 제출한 것이다. 해당 품목의 2015~2017년 연간 평균 수출량은 약 16만~17만t 정도다.

이번 신청은 상무부의 232조 관세 대상 예외 조항에 따라 진행됐다. 앞서 상무부는 자국 내의 철강 생산량이 수요를 뒷받침 못할 시 해당 품목을 232조 관세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다는 방침을 세웠다.

SSUSA는 신청 이유에 대해 OCTG를 사용하는 원유와 가스 굴착 설비가 계속 증가하면서 제품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돼 이 같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설명한 상태다.

불이행 시 향후 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구조조정에 돌입할 수 있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휴스턴 신규 제강공장 2500만 달러 투자 계획 또한 불투명해질 수 있다는 입장도 전했다.

   
▲ 미국 휴스턴 내에 위치한 세아제강 SSUSA/사진=세아제강 제공


미국 휴스턴에 위치한 SSUAS는 세아제강이 지난 2016년 11월 유정용 강관 제조 및 프로세싱 업체 2곳을 인수해 설립한 생산법인이다. 미국의 '보호 무역주의'가 심화됨에 따라 반덤핑 관세 등을 피하기 위해 세워졌다.

세아제강의 경우 대미 수출 의존도가 71%에 달해 현지 법인의 입을 빌려 이번 조치를 취한 것으로 파악된다.

현재 SSUSA는 OCTG 품목 중 자체 생산이 불가능한 일부 제품을 세아제강 포항공장으로부터 반제품으로 들여와 후처리해 판매중이다.

이 경우 이 품목들은 한국법인 쿼터 총량에 포함돼 자유로운 판매가 불가능하다. 원자재까지 현지에서 조달해야만 쿼터에서 자유롭기 때문이다.

철강업계는 미국이 SSUSA의 요청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적다고 판단하고 있다. 반면 세아제강 측은 가능할 수 있는 모든 시도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세아제강 관계자는 "OCTG 제품은 구경에 따라 품목이 나눠지는데 현지 법인이 생산할 수 있는 제품은 일부에 불과하다"며 "아직 설립 초기라 생산 체계가 완전하게 구축되지 않아 그 기간까지는 예외품목으로 지정해달라는 요청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품목 제외 불가피 시 생산 라인 증설 가능성에 대해서는 "석유가격과 셰일가스 수요량 등 외부 요인과 현지 시장 상황을 살펴본 뒤 필요에 따라 증설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한편, 세아제강 외에 TCC동양의 미국 합작법인 OCC도 냉연 3만6000t을 예외 품목으로 제외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OCC는 현지에서 석도강판을 생산할 때 포스코 냉연을 원자재로 수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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