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6.13지방선거에서 완패한 자유한국당이 '쇄신안'을 놓고 격론을 벌이고 있다. 김성태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당을 혁신할 방안을 내놨지만 내부적으로는 계파갈등과 책임론 등으로 점철된 모습이다.   

한국당은 21일 오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2시간이 넘도록 토론을 벌였다. 약 80여명의 의원들이 의총에 참석했지만 쇄신안 결론을 낼지는 묘연한 상황이다. 

김 권한대행은 앞서 기자회견을 통해 중앙당 해체와 구태청산 태스크포스(TF), 혁신비상대책위원회 등 굵직한 내용을 담은 혁신안을 발표했지만 일부 초선·중진 의원들은 쇄신안 발표의 절차적 타당성과 적절성 여부 등을 놓고 노골적인 불만을 표출했다. 복당파 의원 모임에서 계파갈등을 암시하는 박성중 의원의 메모가 언론에 보도되자 친박계의 반발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이에 김 권한대행은 의총을 통해 의원들의 의견을 모으기로 했다. 김 권한대행은 전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쇄신안의 내용이나 방향성이 맞지 않으면 논의·조정해서 수정하면 될 일"이라며 "위기를 틈타 당권을 손에 쥐겠다는 의심은 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의총에서) 표결사항이 있을 것 같진 않다"며 쇄신안을 둘러싼 '난상토론'이 벌어질 것임을 예고하기도 했다.

김 권한대행은 이날 의총 모두발언에서도 "이해관계에 따라 분열하고 또다시 싸워야하는 구조는 제 직을 걸고 용납하지 않겠다"며 "만일 싸우자면 이번에야말로 끝장을 보겠다"고 말했다. "우리의 곪은 환부와 상처를 치료하면서까지 어느 누구도 성역이 있어서는 안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그러나 비공개로 전환된 의총에서는 '친박 핵심 모인다' '서청원, 이장우, 김진태, 박명재, 정종섭 등' '친박·비박 싸움 격화' '세력화가 필요하다' '목을 친다' 등 언론에 보도된 '메모 사건'과 관련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박 의원이 직접 해명에 나서 일부 의원들이 수긍하기도 했으나 반발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의총 도중에 기자들과 만난 정양석 의원은 "박 의원의 메모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며 "수긍하신 분도 있지만 팩트 여부를 떠나서 (계파 간) 감정적인 골이 좀 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쇄신안과 관련한 논의가 있느냐는 질문에 "여러 의견이 있었다"며 "타당하다는 의견도 있었고 좀 더 의견수렴을 했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다)"고 답했다. "쇄신안이 과연 국민들이 투표를 통해 바랐던 안이냐는 데 대한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다 쏟아놓고 있다"고도 전했다.

한편, 의총에 참석한 의원들은 12시30분 기준 김밥 등으로 끼니를 떼우며 격론을 이어가고 있다.

   
▲ 21일 자유한국당은 의원총회를 열고 당 혁신에 대한 격론을 이어갔다./사진=자유한국당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