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는 11일(현지시간) 세계은행(WB)이 글로벌 경제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에 투자심리가 냉각되면서 하락 마감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이날 전장대비 102.04(0.60%) 내린 1만6843.88에 장을 마쳤다. 이로써 다우지수는 닷새 만에 사상 최고 행진을 멈췄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지수도 전장대비 6.90(0.35%) 하락한 1943.89로, 나스닥종합지수 역시 전장대비 6.07(0.14%) 내린 4331.93으로 장을 마쳤다.

사상 최고 랠리에 대한 경계감이 형성된 가운데 세계은행이 글로벌 경제와 미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게 이날 증시 하락을 부추겼다.

D.A. 데이비슨의 프레드 딕슨 수석 시장전략가는 "이날 시장의 열기가 식은 건 이상할 것이 없다"며 "세계은행 발표를 핑계로 마치 투자자들이 휴가를 떠난 조용한 여름 장세가 연상되는 하루였다"고 말했다.

세계은행은 이날 낸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8%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 1월 예상한 3.2%보다 0.4%포인트 낮은 것이다.

세계은행은 지난 1월에는 미국 경제가 활력을 되찾고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 경제도 바닥을 쳤다고 판단했지만 이젠 상황이 달라졌다고 지적했다.

미국 경제는 지난 1분기에 이상한파 여파로 인해 1% 위축됐고 유로존은 디플레이션 위협 속에 더딘 성장세를 띠고 있다는 설명이다.

세계은행은 올해 미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8%에서 2.1%로 낮추고, 유로존의 성장률도 1.1%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세계은행은 신흥국들의 성장률 전망치도 5.3%에서 4.8%로 낮췄다. 그러면서 중국 부동산시장 냉각,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싼 불확실성, 선진국의 긴축 기조 등을 신흥시장의 악재로 꼽았다.

차기 미국 하원의장이 유력했던 공화당 2인자 에릭 캔터 하원 원내대표가 버지니아주 공화당 예비경선에서 티파티의 지원을 받은 데이비드 브랫 버지니아대 경제학 교수에게 진 것도 시장에 충격을 줬다. 투자자들은 공화당 리더십이 흔들리면서 워싱턴 정가에 혼란이 시작될 것으로 우려했다.

미국의 지난달 재정적자가 1300억달러(약 132조1450억원)로 전년대비 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재무부는 11일 지난달 미연방정부의 재정적자가 1299억70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5월에 비해 6% 줄어든 것이다.

이로써 2014 회계연도가 시작된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8개월간의 재정적자 규모는 4360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30% 감소한 것이다.

재정적자 규모가 이처럼 줄어든 것은 경기 개선으로 세수는 급증하고 있는 반면 정부 지출은 지난해보다 감소했기 때문이다.

앞서 미국 의회 예산국은 2014 회계연도 재정적자 규모가 7년 만에 최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