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사장 여의도 렉싱턴에서 피신 근무

지난달 26일 방문진 면접전 함박웃음을 지었던 김재철 MBC 사장은 2일 첫 출근에서 무참히 짓밟혔다.

이근행 MBC 노조 위원장은 100 여명의 노조원들과 함께 출근저지 투쟁을 강행해, 김재철 사장은 한발짝도 MBC 본사 안에 들여놓지 못했고, 일산 드림센터에 몰래 들어갔다가 다시 쫒겨나는 수모를 당한 것으로 특보 9호를 통해 전해졌다. 출근저지에 막힌 김재철 사장은 현재 여의도 렉싱턴 호텔에서 근무중이다.

MBC 노조는 특보 9호를 통해 “비대위는 김재철 사장과 황희만, 윤혁 두 낙하산 본부장에 대한 출근 저지 투쟁을 중단없이 지속하겠다”며 “김우룡 이사장이 퇴진해야 이번 사태가 해결될 수 있음을 거듭 분명히 한다”고 입장을 전했다.

MBC 노조 특보 9호
▲MBC 노조 특보 9호


특보 9호에 의하면, 김재철 사장은 이근행 위원장과 설전에서 “나는 30년 이상 회사를 다닌 사람이다. 낙하산 아니다. 다음 사장부턴 문화방송 전체 사원이 직접 투표해서 뽑았으면 좋겠다. 엄기영 사장이 계속 하시길 바랬다. MBC 독립위해 나도 투쟁하겠다. 사원들에게 약해도 방문진에 강하겠다”는 등 정권비판의 입장에 서겠다고 했지만, 이근행 위원장은 믿지 못하겠다고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재철 사장이 면접과정에서 언급한 PD수첩 진상 조사위는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김재철 사장은 2일 취재진들 질문에 “(PD수첩 진상조사위위원회 구성은) 예민하게 고민해봐야 한다. 후배들을 믿지만, 절차상 놓친 것이 있을 수 있다. 90%를 잘했더라도 10%는 못했을 수 있다. 보고도 받고 관련된 자료도 많이 보고 판단하겠다”며 PD수첩 진상조사위 가능성을 언급했다.


MBC 노조는 김재철 사장을 ‘구렁이’에 비유하면서 강력 반발하고 있다. MBC 노조는 “김재철 사장의 출근은 구렁이 담넘기”라면서 “(김 사장이 방문진과 투쟁하겠다는 식의 발언등은)일단 소나기는 피하고 구렁이 담 넘듯 출근 저지의 벽부터 타 넘고 보자는 것이다”고 비판했다. 이에 MBC 노조는 투쟁의 강도를 김 사장의 향후 태도를 지켜보면서 높이겠다고 전했다.

한편, 공영방송 MBC 지키기 촛불문화제가 4일 저녁 7시에 다시 열린다. 장소는 MBC 방송센터 앞이다. MBC 노조는 “MBC를 지키자는 시민사회단체의 연대 움직임도 가속화되고 있다”면서 “오는 4일 밤에는 다시 한번 공영방송 MBC 사수를 위한 시민들의 촛불이 MBC 사옥을 감쌀 예정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