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증시가 12일(현지시간) 소비와 고용지표 부진, 이라크 우려 등으로 인해 하락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이날 전장보다 109.69포인트(0.65%) 내린 1만6734.19로,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도 13.78(0.71%) 하락한 1930.11로 마감했다.

나스닥종합지수 역시 전날보다 34.30(0.79%) 내린 4297.63으로 장을 마쳤다.

이로써 다우와 나스닥은 이틀째 하락했고, S&P500지수는 사흘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전날 다우지수는 세계은행(WB)의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 등으로 인해 0.60% 하락해 닷새 만에 사상 최고 행진을 멈췄다.

이날은 미국의 소매판매와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예상보다 부진한데다 이라크 지역의 긴장이 고조된 게 증시 하락을 부추겼다.

5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0.3% 증가했으나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고,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시장 예상보다 많은 31만7000건을 기록했다.

알카에다 조직에서 분리된 수니파 무장단체인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가 이라크 주요 2개 도시를 장악함에 따라 국제유가는 2%나 급등했다.

미국 상무부는 이날 5월 미국의 소매판매가 전월보다 0.3%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0.6% 증가를 밑도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4개월 연속 상승으로, 이상한파가 있었던 지난 겨울 이후 소비자들의 구매욕구가 급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국 노동부가 이날 발표한 지난주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는 31만700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시장 전문가 예상치인 31만건을 넘어선 규모다.

변동성을 줄여 추세를 파악할 수 있는 4주 이동평균 건수는 전월보다 4750명 증가한 31만5250건으로 나타났다.

이라크의 수니파 무장단체인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는 이틀 간 이라크 주요 2개 도시를 장악하며 수도 바그다드를 향해 남진했다. 이로 인해 이라크 지역을 둘러싼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무장세력의 이라크 일부 지역 장악 사태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며 미국이 군사적 방법을 포함해 이라크 정부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토니 애벗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후 백악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라크는 명백히 긴급한 상황에 처해 있다"며 "이라크는 우리들(미국)과 국제사회로부터 보다 많은 지원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안보팀이 가장 효과적 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24시간 내내 이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며 "군사적으로 수행될 필요성이 있는 단기적이며 즉각적인 조치를 비롯해 모든 지원방안이 고려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은 구체적 방안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이 공습을 포함한 대(對) 이라크 지원 방안을 신중히 저울질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현재 지상군 투입은 고려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뉴욕증시에서는 유가 상승과 이라크 우려 등으로 항공주들이 일제히 약세를 나타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7월 인도분 선물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2.13달러(2%) 오른 배럴당 106.53달러에 체결됐다. 이는 지난해 9월18일 이후 약 9개월만에 최고다.

이에 따라 델타에어라인과 사우스웨스트에어라인 주가는 각각 5.55%, 4.57% 하락하며 S&P500에서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