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사장 천막업무...취재진도 본사 출입통제

김재철 MBC 사장이 2일 첫 출근부터 MBC 노조원의 벽에 가로막혀 본사출입을 하지 못한 가운데, MBC 본사앞 주차장에 붉은 천막을 치고, 사장 직무를 강행했다.

김재철 사장은 별다른 이유없이 MBC 출입 취재진들에게도 MBC 본사 출입을 통제한 방침을 내려, 출입기자들도 MBC 노조들의 농성장소에서 기사를 쓰는 해프닝을 겪게 했다. 김재철 사장이 천막에서 업무를 보듯, MBC 노조원들은 본관 로비에서 진을 치고 있고, MBC 출입기자들은 MBC 노조 농성 장소에서 기사를 송고하게 된 것이다.

또 김재철 사장은 본사 및 일산 드림센터 출입까지 사실상 통제돼, MBC 본사 주차장과 여의도 렉싱턴 호텔을 오고 가면서 업무를 보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MBC 노조원들의 출근저지 투쟁은 콘크리트 벽처럼 변함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재철 MBC 사장은 MBC 노조측의 벽을 넘지 못하고, 본사앞 주차장에 천막을 치고, 직무를 보고 있다.
▲김재철 MBC 사장은 MBC 노조측의 벽을 넘지 못하고, 본사앞 주차장에 천막을 치고, 직무를 보고 있다.


MBC를 출입하는 한 기자는 “김 사장이 천막업무를 하는 것과 MBC 출입기자들을 본사 내로 출입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무슨 상관이 있는 지 모르겠다”면서 “별다른 조치가 없으니, 여기에서 기사를 송고한다”고 웃었다. 그 기자는 MBC 노조원들 옆에서 밥상을 편 채 노트북에서 기사를 쓰고 있었다.

한편, 최기화 MBC 정책기획부장의 서명으로 올려진 MBC 보도자료에 의하면, 김재철 MBC 사장은 3일 “공정방송 의지는 확고하다면서 공정방송을 지켜내기 위해 모든 힘을 쏟을 것”이라며 “정치권력의 압력에서 MBC를 지켜내고 방송의 독립을 이루겠다”고 전했다.

김 사장은 3일 오전 MBC 본사 마당에 설치한 천막 사무실에서 업무보고를 받던 도중 노동조합의 항의 방문을 받은 자리에서 “MBC를 권력으로부터 지켜내는 것은 물론 방송문화진흥회의 과도한 간섭도 물리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보도내용은 김재철 MBC 사장을 옹호하는 보도자료로 해석된다. 최기화 정책부장은 ‘출입기자 통제에 대해’ “취재진들이 몰려 회사 방침이 정해졌고, 주차장까지 출입이 봉쇄되는 지는 잘 모르겠다. 거기까지 통제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대답했다.


두 개의 날카로운 검이 곧 충돌할 것으로 보인다. 이근행 위원장이 쥔 총파업 카드의 칼날과 김재철 사장이 쥔 인사카드 칼이다. 두 칼날이 부딪히면서, 한 쪽 검이 부러질 때까지 칼싸움은 멈추지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 이근행 위원장은 민주당을 비롯한 진보측과 시민단체들이 응원하고 있고, 김재철 사장은 방문진과 MB정권을 비롯한 제도권이 협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