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LG 트윈스 차우찬과 KIA 타이거즈 헥터의 부진이 심상찮다. 7월 이후 페이스가 뚝 떨어지면서 갈 길 바쁜 두 팀의 마운드 전력에 보탬이 되지 못하고 있다.

차우찬과 헥터는 18일 경기에 나란히 선발 등판했으나 제몫을 해내지 못했다.

차우찬은 고척돔에서 넥센 히어로즈를 상대로 4이닝 6실점하고 조기 강판됐다. 3-6으로 뒤진 가운데 물러난 차우찬은 LG가 8회말 유강남의 만루홈런 등으로 8-7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둬 패전은 면했다. 하지만 LG는 달콤한 역전승의 기쁨 속에서도 차우찬의 계속된 부진에 속이 쓰렸다.

헥터는 이날 삼성 라이온즈와 광주 홈경기에서 5이닝 6실점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KIA 타선도 삼성 신인 선발 양창섭에게 눌리며 빈타에 허덕인 끝에 1-7로 패했고, 헥터는 패전투수가 됐다.

   
▲ 사진=LG 트윈스, KIA 타이거즈


차우찬과 헥터는 이처럼 후반기 첫 등판에서 실망스러운 피칭을 했다. 4위 LG는 2위 한화, 3위 SK를 추격하기에 바쁜데 선발진의 한 축이 돼줘야 할 차우찬이 최근 연속된 부진에 빠져 난감한 상황이다. 6위로 처져 디펜딩챔피언의 체면을 지키지 못하고 있는 KIA는 5위권 진입이 시급한 과제인데 양현종과 선발 원투펀치로 위력을 떨쳐줘야 할 헥터가 무더위에 지친 기색을 보여 한숨이 커지고 있다.

차우찬은 19경기 등판해 7승 7패 평균자책점 5.95를 기록하고 있다. 스프링캠프 때 팔꿈치 부상으로 시즌 준비가 미흡했던 탓에 기복 있는 피칭을 이어왔는데 6월 19일 한화전 승리 이후 5경기 등판에서 승수 추가를 못하고 2패만 안았다. 특히 7월 들어서는 3경기 성적이 형편없다. 6일 KIA전 4이닝 9실점, 12일 SK전 5⅔이닝 7실점으로 2연패를 당했고, 18일 넥센전 역시 4이닝 6실점했다. 3경기서만 실점이 22점이나 된다.

헥터도 6월 22일 넥센전 승리 이후 4경기 등판에서 승리 없이 3연패를 당했다. 7월 3경기에서 모두 패전투수가 됐는데 5일 한화전 6⅔이닝 5실점, 11일 NC전 6⅔이닝 4실점, 18일 삼성전 5이닝 6실점을 기록했다. 차우찬보다 이닝 소화를 많이 하고 실점이 적긴 했지만 지난해 20승 투수의 위세와는 거리가 있는 성적이다. 현재 8승 6패(평균자책점 4.64)로, 6패는 헥터가 지난 2년 연속 기록한 시즌 5패의 패수를 벌써 넘어섰다.

LG는 전반기를 4위로 마쳤지만 후반기 순위 상승 요인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그 주된 이유가 소사-윌슨-차우찬-임찬규로 구성된 탄탄한 선발진을 갖췄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차우찬이 전반기 막판에 이어 후반기 첫 등판에서도 구위 회복을 보이지 못하고 고개를 떨궈 불안 요인이 됐다.

KIA는 헥터가 살아나주지 않으면 더욱 힘든 후반기 레이스가 예상된다. 양현종은 지난해보다는 못한 페이스지만 그래도 에이스 역할을 해내고 있다. 헥터가 양대 기둥으로 선발 마운드를 떠받쳐줘야 반등을 바라볼 수 있는데 지금과 같은 모습이면 기대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팀에서 효자 노릇을 해줘야 할 차우찬, 헥터가 아픈손가락이 되고 있으니 이래저래 고민이 큰 LG와 KIA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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