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삼성전자와 백혈병 피해자 모임인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이른바 ‘반도체 백혈병’ 조정위원회의 중재안을 무조건 수용하기로 했다.

23일 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8일 조정위가 보낸 ‘2차 조정을 위한 공개제안서’에 수용한다는 의사를 전달, “향후 조정위에서 마련할 보상안을 무조건 따르겠다”고 한 것으로 확인됐다.

반올림 역시 같은 날 제안에 동의한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단체는 삼성전자 서울 서초사옥 앞에서 1000일 이상 농성을 벌여왔다.

반도체 백혈병 분쟁은 지난 2007년 삼성전자 기흥공장에서 일하던 근로자가 급성 백혈병으로 사망한 뒤 백혈병·뇌종양·유방암·자궁경부암·피부암 등 각종 질병에 걸린 공장 근로자들과 일부 시민단체가 삼성에 보상 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시작됐다.

2008년 결성된 반올림은 보상에 대한 지속적인 투쟁을 벌여왔다. 이에 삼성전자는 2012년 반올림 측에 대화를 제안했으나 양측 간 이견이 좁혀지지 못했다. 

이후 반올림 소속 피해자 일부는 2014년 ‘가족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신속한 보상을 요구했고, 해당 위원회의 제안으로 구성된 조정위에 삼성과 반올림이 참여해 2015년 7월 권고안이 나왔었다. 하지만 반올림 측 유족 대표 2명이 권고안을 거부, 합의는 무산됐다. 

삼성전자는 그해 9월 자체 보상안을 발표해 기금 1000억원을 만들어 보상을 신청한 일부 피해자를 대상으로 보상을 시작했다. 지금까지 130여 명의 피해자에게 약 200억원을 보상한 것으로 전해진다.

조정위는 이르면 9월말 최종 중재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 삼성 로고가 새겨진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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