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만 문제…명확한 원인 몰라 소비자 '분통'
[미디어펜=최주영 기자]잇따른 주행 중 화재로 리콜(시정명령) 조치에 들어간 BMW 520d 승용차에서 또 불이 났다. 올 들어서만 벌써 28번째다.

경찰 등에 따르면 2일 오전 11시 47분 강원도 원주시 부론면 흥호리 영동고속도로 강릉방면 104㎞ 지점에서 주행하던 BMW 520d 승용차 엔진 부분에서 불이 났다. 

   
▲ 최근 잇달아 화재가 발생한 BMW 5시리즈. /BMW그룹코리아 제공


사고 직후 운전자와 동승자는 신속하게 대피해 인명피해는 없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운전자 진술을 토대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BMW코리아는 지난달 26일 520d 등 총 42개 차종 10만6317대를 대상으로 자발적 리콜을 시행하고 후속 조치 방안을 발표했지만,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쉽게 해소되지 않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올해 국내에서 발생한 BMW 화재사고는 이날까지 총 28건이다. 차종 별로 보면 520d 화재가 20건으로 가장 많았고 지난달 31일에는 처음으로 '420d' 모델에서 발생했다.

하지만 이번 문제는 유독 국내에서만 집중됐다. BMW가 세계 대다수에 판매하고 있는 경유차에도 EGR을 장착하고 있지만, 해외에서 화재 사고가 보고된 적은 없다.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화재 위험에 따라 BMW 차량 100만대가 리콜 됐지만 원인은 EGR이 아니라 배선 과열 등 다른 것이었다.

회사 측이 명확한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는 가운데, 고객들은 회사를 상대로 명확한 원인규명과 배상을 하라며 요구하고 나섰다. BMW 차주 4명은 지난 30일 서울중앙지법에 BMW코리아와 딜러사인 도이치모터스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온라인 포털사이트에는 집단 소송을 준비하는 카페가 속속 개설되고 있다.

BMW코리아는 리콜 전담 고객 센터와 전국 서비스센터를 24시간 운행해 2주 내 긴급 안전 서비스를 완료하겠다는 후속 대책을 내놨다. 이달 중순부터 엔진에 장착된 배기가스 재순환장치(EGR) 모듈 개선품 교체를 본격 진행할 예정이다.

김효준 BMW코리아 대표는 “이번 리콜로 인해 불안해하는 고객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신속하게 안전 진단을 완료해 고객 불편을 해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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