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상담 때 사은품 지급' 특익제공 금지 적용 판단키로
법 적용 시 홈쇼핑 사은품 광고 영업 행위 축소될 듯
[미디어펜=박유진 기자] 금융당국이 보험 가입 상담 전화만으로도 고가의 사은품을 지급하는 홈쇼핑대리점의 행태에 대해 법률 위반 여부를 따져보기로 했다.

보험업법 제98조(특별이익 제공 금지의 원칙)가 홈쇼핑 TV 보험 광고에는 사각지대로 적용하고 있어 모집질서 확립차 유권해석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상담만 해도 착즙기 제공" 홈쇼핑 광고 사라질까

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홈쇼핑대리점의 경품 지급을 통한 소비자 유인 행위가 보험업법에 저촉되는지를 살펴보기로 했다. 문제 된 부분은 홈쇼핑 TV 보험 광고의 '가입 상담만 해도 사은품 지급' 홍보 행위다.

보험업법 제98조 '특익 제공 금지 조항'에 따르면 '보험계약의 체결 또는 모집에 종사하는 자는 그 체결 또는 모집과 관련하여 계약자나 피보험자에게 보험계약 체결 시부터 최초 1년간 납입되는 보험료의 100분의 10과 3만원 중 적은 금액을 초과하는 금품만 제공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여기에 모집과 계약을 빌미로 제공을 약속해서도 안된다고 규정돼 있지만 홈쇼핑 TV의 보험 광고는 이 규정에서 떨어져 있던 게 현실이다. 사은품 지급이 보험 계약 체결과 관계없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금품성 대가로 보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법 적용 시 기존에 인터넷상에 널리 퍼져있는 개인정보 활용 동의 경품 이벤트 또한 위반 대상으로 볼 수 있어 금융당국은 신중을 기해왔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회사와 상품의 홍보 차원에서 사은품을 준거라면 계약과는 연관이 없기 때문에 98조 적용 여부에 대해서는 논란의 소지가 있었다"면서 "만약 법이 적용된다 하더라도 온라인상 개인정보 동의 마케팅 또한 위반 소지로 함께 봐야할 문제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현재 예외로 적용될 수 있는 소지는 사은품 지급 조건으로 몇 분간 상담 설명을 들어야 한다는 조건이다"면서 "보험 모집이라는 것은 반드시 계약 체결을 전제로 하지는 않고, 계약자 유치 행위도 일종의 모집에 해당이 되기 때문에 본 단서는 98조 적용에 가깝다"고 말했다.

특익제공 금지 적용 땐 사은품 경쟁 축소될 듯

법 미적용 시 홈쇼핑대리점도 일반 보험사와 GA(독립보험대리점)와 같이 보험 영업을 한다는 점에서 차별이라는 논란도 제기될 수 있다.

홈쇼핑대리점들의 영업 경쟁이 갈수록 과열돼 사은품의 가격이 갈수록 높아지는 것도 문제다.

   

본지가 지난달 23일부터 8월 2일까지 대형 홈쇼핑사의 보험 상품 광고를 모니터링한 결과 사은품으로 제공됐던 상품의 가격은 법 적용 시 위반 행위로 간주될 가능성이 높았다.

GS홈쇼핑과 현대홈쇼핑은 각각 라이나생명과 DB손해보험, 신한생명의 보험 상품을 홍보하면서 외국제 스테인레스 반찬통 세트, 가정용 조명 모기등, 접시 14개 세트 등을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상품 중 일부 제품은 B2B(Business to Business) 제품이라 가격을 확인할 수 없었지만 대부분이 오픈 마켓상 인터넷 최저가로 6만원 이상을 호가했다. 이 상품은 실제로 매장에서 판매되지 않아 인터넷 최저가를 기준으로 가격을 산정해야 했다.

현대홈쇼핑에 사은품을 납품하는 A브랜드 총판업체는 "주로 홈쇼핑이나 대기업 등에 B2B로 상품을 개별 납품하고 있어 일반 소비자들은 상품을 시중에서 구입하기도, 가격을 확인하기도 어려울 것"이라며 "거래처별로 시중에 판매되지 않는 제품을 원하기도 해 다른 곳에서 공수해오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그동안 보험업계와 금융당국은 특별이익 제공 가액에 대해 '시장 유통가격'이냐 '납품가격'이냐를 놓고 이견을 나타냈는데 실질적으로는 시장 유통가격을 놓고 산정해야 한다.

보험업계와 홈쇼핑사들은 당연히 납품가격을 놓고 따져봐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하기도 했지만, 금융당국은 소비자들이 실제 구입할 수 있는 가격을 근거로 사은품을 선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특별이익으로 제공되는 상품 가격에 대해서는 2010년께 소비자 가격을 기준으로 해야한다는 유권해석이 나간 적 있고 공장 도매가 등을 기준으로 따진다는 건 법령의 취지와도 맞지 않는다"면서 "소비자 가격에 대해서는 어디서 구입하느냐 따라 가격이 바뀌는 논란이 있지만 300~500원 차이 정도로 위반 여부를 따지지는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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