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가 16일(현지시간) 이라크 우려와 경제지표 호조가 맞물리면서 등락을 거듭한 끝에 소폭 상승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5.27(0.03%) 상승한 1만 6781.01로 장을 마쳤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1.62(0.08%) 오른 1937.78, 나스닥종합지수는 10.45(0.24%) 오른 4321.11로 마감했다.

이날 증시는 이라크 사태 우려로 인해 하락 출발했다. 하지만 경제지표들이 호조를 보임에 따라 상승 반전했다가 다시 혼조를 보이는 등 등락을 거듭한 끝에 결국 상승 마감했다.

시장은 이날도 이라크 사태에 우려를 나타내며 사태 추이와 유가 동향에 대해 예의주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날 발표된 제조업지표와 산업생산 지표 등이 모두 호조를 나타내 이 우려를 상쇄시켜줬다.

또 기업 인수·합병(M&A)가 활성화되고 있는 것도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의료기기 제조업체인 메드트로닉은 코비디언을 429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고, 레벨3 커뮤니케이션스는 TW 텔레콤을 주당 40.86달러에 현금과 주식으로 인수하겠다고 밝혔다.

투자자들은 17~18일 열리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장은 연준이 이번 FOMC회의에서 기존 통화정책을 고수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기준금리 인상 시점에 대한 언급이 나올지 주목하고 있다.

이라크는 누리 알말리키 총리 주도의 시아파 집권세력과 반군 세력인 수니파 무장세력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 간 무력 충돌이 격화되면서 내전 위기로 치닫고 있다.

ISIL은 이날 이라크 정부군 병사 1700명을 처형했다고 주장하며 처형 장면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다.

미국은 이라크를 돕기 위해 적대국인 이란과 협력하는 문제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미국이 이라크 문제에 대해 적대국인 이란과 협력할 가능성을 열어둘 것이라고 말했다.

케리 장관은 이날 야후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라크의 우방인 이란과의 군사협력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건설적인 일이라면 무엇이든 배제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우리가 어떠한 공표를 내놓기 전에 이란이 무엇을 하고 무엇을 하지 않을지 검토해봐야 한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미국 국방부는 해군 함정인 '메사베르데호'(USS Mesa Verde)를 걸프만(페르시아만)으로 이동시켰다.

이라크 사태에 대한 우려가 이처럼 커지고 있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사태도 다시 불거졌다. 러시아는 이날 우크라이나와 가스 협상이 결렬됨에 따라 우크라이나에 대한 가스 공급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아르세니 야체뉵 우크라이나 총리는 러시아와의 가스협상이 결렬된 것은 러시아 정부 때문이라고 비난했다. 야체뉵 총리는 "이는 단지 가스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라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자체를 몰락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발표된 제조업지표와 산업생산, 주택지표는 모두 호조를 나타냈다.

이달 엠파이어 스테이트지수는 19.28을 기록해 전망치인 15.0은 물론 지난 5월의 19.01을 모두 상회했다. 이는 뉴욕의 제조업 경기가 예상보다 활발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달 산업생산도 시장 예상을 상회해 미국 경제가 2분기 강한 반등을 나타내고 있음을 보여줬다.

연준은 이날 지난달 산업생산이 전월대비 0.6%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0.5% 증가를 웃돌고 직전월(4월)의 0.3% 감소를 상회하는 것이다.

이달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 주택시장지수는 49.0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47.0을 웃돌고, 지난 5월의 45.0을 상회한 것으로, 주택시장이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NAHB 주택시장 지수는 50을 넘으면 건설업계 체감 경기가 양호하다는 것을, 50 미만이면 부진을 의미한다.

반면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0%로 하향 조정했다. IMF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미국의 올해 경제는 2.0% 성장해 지난해(1.9%)와 비슷한 수준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지난 4월의 전망치 2.8%보다 0.8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이날 뉴욕증시에서는 기업 M&A 관련주들이 주목받았다. 의료기기 제조업체인 메드트로닉은 아일랜드 더블린에 위치한 코비디언을 429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또 경영본부를 아일랜드로 옮긴다고 발표했다.

이는 최근 미국 기업들이 절세를 위해 본사를 법인세가 낮은 외국으로 옮기는 추세에 따른 것이다. 이로 인해 코비디언 주가는 20.45% 급등한 반면 메드트로닉은 전장대비 1.12% 하락했다.

파이프라인 운영사인 월리엄스 컴퍼니 주가도 M&A에 힘입어 전날보다 18.67% 급등했다. 앞서 이 업체는 액세스 미드스트림 파트너스에 대한 합병의 첫 단계로 경영권을 59억9000만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