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LG 트윈스가 이번 3연전에서도 끝내 두산 베어스전 연패 탈출에 실패했다. 2일 열린 잠실 3연전 마지막날 경기에서 LG는 어떻게든 이겨보려고 안간힘을 썼으나 5-6, 한 점 차로 또 두산에 졌다.
올 시즌 두산과 맞대결에서 11번 싸워 11번 모두 진 LG다. 지난 시즌부터 시작된 연패가 벌써 13연패에 이르렀다. 쌍둥이들의 '곰 공포증'은 심각한 수준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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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 열린 LG-두산전. /사진=LG 트윈스 |
설마설마 하다가 13연패에 시즌 전패(11패)를 당하다 보니 LG에겐 슬슬 '다음'에 대한 걱정부터 다가온다. 특정팀 상대 최다연패 불명예 기록을 갈아치우는 것은 아닌지, 한 시즌 특정팀 상대 전패의 수모를 당하는 것은 아닌지 등이다.
역대 특정팀 최다 연패 기록은 롯데가 KIA에 당한 '18연패'다. 롯데는 2002년 9월27일부터 2003년 9월13일까지 근 1년 간 KIA에 한 번도 이겨보지 못하고 18연패를 당했다. 역대 2번째 특정팀 최다 연패는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삼미가 OB(두산 전신)에 당한 16연패였고, 그 뒤를 이어 롯데가 두 차례나 15연패(대 SK전 2008~2009년, 대 NC전 2015~2016년)에 빠진 적이 있다. SK는 창단 원년이던 2000년 두산에 14연패를 당했다.
LG의 두산전 13연패는 역대 6번째 최다연패 기록이며 이제 한 경기만 더 지면 SK의 2000년 기록과 같아져 공동 5위에 오르게 된다.
한 시즌 특정팀 상대 전패 기록은 위에 언급된 1982년 삼미의 OB전 16연패다. 삼미는 16차례 OB와 맞대결에서 한 번도 이겨보지 못한 채 한 시즌을 마쳤다.
LG가 두산전 연패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것은 팀이나 팬들에게 무척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불명예 기록이 슬슬 거론되기 시작할 정도로 연패가 너무 길어지고 있다.
더군다나 LG의 두산전 일방적 열세에는 특이한 점도 있다.
특정팀에 연패를 당하는 것은 대체로 해당 팀의 전력이 약할 때 나온다. 롯데가 KIA전 18연패에 빠졌을 때는 롯데가 4년 연속 최하위를 하는 등 암흑기를 보낼 때다. 프로 원년 삼미도 최약체로 시즌 통틀어 15승(65패)밖에 못 올릴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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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은 2일 경기 승리로 LG 상대 13연승을 이어갔다. /사진=두산 베어스 |
하지만 올해 LG는 약체가 아니다. 현재 순위표 4위에 올라 있다. 두산전에서 반타작 가까운 승률만 냈어도 2, 3위 SK, 한화와 한창 순위다툼을 벌이고 있을 것이다. 올 시즌 LG는 두산 외에 상대 전적에서 밀리는 팀은 상위권에 있는 한화(4승 8패)와 SK(4승 6패)뿐이다. 다른 팀들을 상대로는 모두 대등하거나 우세를 보인 LG가 두산에 유난히 약한 모습을 보인 것이 선두권 경쟁에서 밀려나게 한 결정적 이유였다.
LG와 두산이 같은 잠실구장을 사용한다는 것도 특이하다. 어떤 팀이 특정 구장에서 약한 면모를 보이며 원정 승률이 낮은 경우는 종종 있다. 그런데 LG와 두산은 잠실구장을 공동으로 사용한다. 원정경기와 익숙하지 않은 구장이라는 핸디캡이 전혀 없는데도 LG는 두산에 일방적으로 밀렸다.
전력 외의, 선수단 전체의 멘탈 문제로밖에는 이해되지 않는 LG의 두산전 13연패다.
LG와 두산은 시즌 5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5번 남은 맞대결이 LG에겐 많이 남은 것일 수 있고, 두산에겐 적게 남은 것일 수 있다. 아직 아시안게임 브레이크 후의 잔여경기 일정이 나오지 않아 두 팀이 언제 다시 맞붙을 지는 미정이다. LG와 두산이 다시 만났을 때, 두 팀의 경기 결과에는 다시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LG는 언제나 두산전 연패 사슬을 끊을까.
[미디어펜=석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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