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미 정부가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는 팔레스타인 난민 지원 기구인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기구'(UNRWA) 해체를 은밀히 추진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3일(현지시각) 미 외교전문 매체인 포린폴리시(FP)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선임 보좌관이 내부 인사들과 주고받은 이메일을 입수,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FP는 쿠슈너 보좌관이 지난해 1월11일 제이슨 그린블랫 백악관 국제협상 특사를 비롯한 고위 관리들에게 "UNRWA 분열을 위해 정직·진실한 노력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또한 "UNRWA는 부패하고 비효율적이며, 현상을 영구화시키는 등 평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때론 전략적으로 깨뜨리는 리스크를 무릅써야 한다"고 말했다.
유대인 출신인 쿠슈너 보좌관은 앞서 지난해 6월 그린블랫 특사와 요르단 방문 당시 요르단 관리들에게 200만명에 달하는 요르단 내 팔레스타인 난민 지위를 박탈, UNRWA가 활동하지 못하도록 해달라는 요청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팔레스타인은 자치정부의 성명을 통해 즉각 강하게 반발했다.
신화통신은 4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팔레스타인 지도부의 투지·우리 국민의 견고함이 조직을 제거하려는 모든 음모를 저지할 것"이라면서 "난민 문제는 오직 협상을 통해 해결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쿠슈너 보좌관의 주장은 이스라엘 정부 및 미국 내 이스라엘 지지자들의 주장과 맥락을 같이 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들은 70년전 영국 위임 통치령을 피하기 위해 탈출한 팔레스타인 난민의 후손들에게까지도 난민 지위를 부여한 것을 지적하고 있다.
아울러 UNRWA가 난민 문제를 인위적으로 이슈화, 난민들에게 영토 회복 기대감을 심는 국제 기반시설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1월 "팔레스타인에게 매년 수억달러씩 지원하지만 감사·존경을 받지 못한다"며 "더는 평화를 논할 의사가 없는 팔레스타인에 왜 막대한 미래 지불액을 안겨줘야 하나"는 내용의 글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다.
한편 미 정부는 UN 회원국 중 UNRWA의 최대 지원국으로, 지난 2016년 기준 UNRWA 예산의 30%에 달하는 3억5500만달러(약 4000억원)를 지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이 나온 지 며칠 뒤 미 국무부는 UNRWA에 올해 UNRWA에 지원 예정이던 1억2500만달러 중 6500만 달러를 집행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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