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처럼. 해태동상에 오른 까치처럼.

취재수첩

국회가 기쁜 것은 까치가 있어서다. 무서운 경찰이 지키고 있는 국회 정문을 통과하면, 더 무서운 해태동상 암컷 수컷이 송곳니를 날카롭게 표효한다. 움찔할 정도다. 그러나 그 순간 웃을 수 있는 것은 해태동상 위에 까치가 앉아 있어서다. 동상이 아무리 무서워도 무생물은 무생물이다.

국회 앞 정원을 중앙으로 지나면, 까치들이 곳곳에서 날개짓한다. 쌍쌍이 함께 울기도 하고, 하늘을 푸르게 날으기도 하고, 가로등 위에서 가만히 앉아있기도 한다. 또 번영과 자유의 동상에 있는 비둘기 위에서 까치가 앉아있기도 한다.

만약 까치가 국회에서 울지 않고, 까마귀떼가 날마다 울고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전국 이슈가 될 것이다. 날마다 사냥꾼들이 까마귀를 향해 정조준 사격을 할 것이다. 까마귀는 한국 문화에서 ‘죽음’을 상징하는 부정적 이미지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는 까마귀가 효조이지만, 한국에서는 흉조이기 때문이다.

국회 해태동상위에서 울고있는 까치 한마리.
▲국회 해태동상위에서 울고있는 까치 한마리.


까치는 기쁜 소식을 전하는 새로 알려져 있다. 이런 의미에서 국회에 까치가 있다는 것은 국회를 간혹 방문하는 국민들에게 참 기쁜 이미지를 주는 것이다. 그런데, 까마귀떼가 없는 것은 아니다. 여의도공원에는 까마귀가 거의 점령했다시피 한다. 그곳은 까마귀공원이라고 부를 정도로 까마귀소리가 자주 울린다. 까치들도 있지만, 까마귀가 더 자주 눈에 띄는 곳이 여의도 공원이다. 그 까마귀떼가 국회쪽으로 이동한다면, 국회 분위기가 썩 좋지 않을 것 같다.

알고보면, 국회에서 기쁜 것은 까치밖에 없다. 김형오 국회의장이 용산노인종합복지관에서 식당 도우미 역할로 봉사활동을 할 당시, 그곳에서 여러 노인들이 “국회는 쌈박질하는 곳, 매일 치고 박고 뭐하는 것인지”라는 등 국회에 대한 이미지는 ‘죽음’을 상징했다. 쉽게 말해, 사람 까마귀떼가 국회의원들이라는 것이다.


해태동상 머리위로 날아오르는 국회 까치의 공중부양.
▲해태동상 머리위로 날아오르는 국회 까치의 공중부양.



까치가 기쁜 소식을 전하듯, 3월 중순에 열릴 임시회의에서는 국회의원들이 새까만 까마귀옷을 좀 벗고, 신선한 까치로 거듭났으면 좋겠다. 생물학적 관점에서 까마귀가 까치로 종의 변환을 이룰 수는 없지만, 사람은 충분히 까마귀처럼 부정적인 정신에서 까치처럼 긍정적인 인품으로 거듭날 수 있기 때문이다.

혹 “까치는 말만 좋게 하는 새다. 까마귀는 나쁜 말도 소신있게 말하는 새다”는 식의 말에 대해서도 그러한 관점에서는 그러한 의미에 맞게 국회의원들도 그렇게 당쟁만 일삼지 말고, 국민을 위한 정책에 몰두하는 그러한 진실한 정치를 했으면 한다. 분쟁보다는 일치를 향하는 국민의 정치가 정착되었으면 한다.



까치처럼. 해태동상에 오른 까치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