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한국전력공사가 전기료 인하에 따른 실적 악화, 탈원전 정책으로 인한 원전 경쟁력 저하, 북한산 석탄 반입 논란 등에 휘말려 '진퇴양난'에 빠진 모양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은 최근 전기료 인하를 주문했으며, 정부와 당정은 국민 전기료 부담 안화를 위해 이날 협의를 거쳐 전기료 인하 방안을 발표했다.
당정은 7·8월 누진제 완화를 통해 총 2761억원의 전기료가 인하, 가구당 19.5%의 인하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전의 영업손실이 지난해 4분기와 올 1분기 각각 1294억원, 1276억원을 기록하고 2분기에는 5000억원 수준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이같은 조치에 따라 실적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전의 실적이 저하된 원인으로는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탈원전 정책의 이행을 위해 원전 가동률을 낮추면서 발생한 공백을 석탄화력·액화천연가스(LNG) 발전으로 메우면서 전력구입비가 크게 늘어난 것이 꼽힌다.
|
|
|
▲ 김종갑 한전 사장/사진=한국전력공사 |
지난달 말 기준 석탄화력발전에 투입되는 유연탄 가격이 1년새 20% 이상의 증가폭을 보였으며, 국제유가에 연동된 LNG 가격 역시 유가 상승의 영향을 받은 탓이다.
이에 따라 지난 4월 취임한 김종갑 한전 사장은 원가 절감과 투자수익성 향상을 골자로 하는 '비상경영'을 선포했으나, 상황이 개선되지 않자 '두부값이 원재료인 콩보다 싸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또한 영국 무어사이드 원전 우선협상자에서 제외된 가운데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한국 원전이 경쟁력 저하를 겪고 있다고 지적, 향후 수출 가능성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한전이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주 성공을 비롯해 글로벌 원전 시장의 신흥 강호로 떠올랐으나 탈원전 정책 등으로 경쟁력을 상실하고 있는 반면, 러시아·중국 원전이 국가적 지원을 등에 업고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원자력업계 역시 탈원전 정책으로 인한 원전 생태계 붕괴·인력 및 기술 유출 등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
|
▲ 한국남동발전이 관세청 조사에도 항구를 통해 북한산 석탄을 반입·사용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사진=VOA |
이러한 가운데 최근 한국남동발전이 지난해 관세청이 북한산 석탄 부정 수입 조사를 벌인 이후에도 이를 사용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윤한홍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 6일 "서울세관이 지난해 11월 8일부터 남동발전이 H사를 통해 러시아에서 들여온 석탄을 조사했지만, 지난 3월 5일 4584톤의 석탄이 영동발전소에 반입됐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남동발전은 H사의 입찰가가 경쟁사 대비 최대 33% 저렴하다는 지적에 대해 국제 무연탄 가격은 한달새 20~30% 등락하는 경우가 있어 H사로부터 들여온 석탄 가격이 낮은 것은 이상하지 않다고 해명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남동발전은 같은 시기에 H사가 제시한 가격이 유독 낮았으나, 아무런 의심 없이 H사를 낙찰했다"면서 "각 발전사를 대상으로 러시아산 석탄 관련 전수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전은 남동발전의 지분 100%를 보유한 모회사지만, 파견 이사가 없는 독립경영체제를 갖추고 있어 북한산 석탄을 수입했는지 여부를 알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