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야구 국가대표팀의 일부 멤버가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부상과 부진 때문이다.

대표팀 소집이 1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지난 6월 11일 발표됐던 24명의 대표팀 명단에서 교체가 불가피한 선수들이 생겼다.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좌완 투수 차우찬(LG)과 부상으로 경기를 뛰지 못하고 있는 3루수 최정(SK), 외야수 박건우(두산)는 아시안게임 출전이 힘들어졌다.

선동열 대표팀 감독과 KBO(한국야구위원회)는 이들의 교체 필요성을 인정하고 예비 엔트리 중에서 누구를 새로 선발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

차우찬은 고관절 부상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닌데다 최근 7차례 등판에서 1승도 못올리고 4연패에 빠져 있다. 가장 최근 등판이었던 4일 SK전에서도 4이닝 8실점으로 무너졌다. 도저히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상태가 아니다.

   
▲ 김광현과 최원태. /사진=SK 와이번스, 넥센 히어로즈


차우찬을 교체한다면 선발 자원 가운데 한 명을 새로 뽑아야 한다. 거론되는 후보는 2명이다. 차우찬이 좌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같은 좌완인데다 왕년의 대표팀 에이스 김광현(SK)이 가장 유력하다. 올 시즌 성적만 놓고 보면 13승이나 올리며 다승 공동 2위, 토종 투수 가운데 최다승을 기록 중인 최원태(넥센)에게 눈길이 쏠린다.

국제대회 경험 면에서는 김광현이 최상의 카드가 될 수 있다. 양현종과 선발 원투펀치를 이룬다면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다툴 일본, 대만전 선발 걱정이 없어진다. 하지만 김광현은 팔꿈치 부상과 수술로 지난해 한 시즌을 통째로 쉬고 이번 시즌 복귀해 정상적인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걸림돌이다. 김광현은 올 시즌 17경기 등판해 8승 4패 평균자책점 2.60으로 준수한 성적을 내고 있지만 투구수나 이닝 등을 팀에서 철저히 관리하고 있는 상황이다. 좀 무리했다 싶으면 휴식을 줘야해 올해 두 차례나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적도 있다.

최원태는 올 시즌 넥센의 에이스로 거듭났다. 주무기 체인지업의 위력이 갈수록 빛을 발하고 있으며 컨트롤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 병역 미필이어서 동기부여도 강한 편이다. 다만 평균자책점이 4점대(4.09)로 높은 편이고 부담감이 큰 국제대회에서 얼마나 제몫을 해줄 것인지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이 우려스럽다.

최정은 지난달말 허벅지 부상을 당해 전치 3주 진단을 받았다. 일본으로 건너가 재활 치료를 받고 돌아와 복귀가 앞당겨질 가능성은 있지만 아시안게임까지 정상적으로 경기에 뛸 몸상태가 될 것인지 미지수여서 교체가 거론된다.

   
▲ 허경민과 황재균. /사진=두산 베어스, kt 위즈


3루수 예비엔트리에는 허경민(두산)과 황재균(kt)이 있다. 누구를 뽑아도 괜찮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수비적인 면에서는 허경민이 안정적이다. 올 시즌 실책이 5개에 불과하다. 타율도 3할2푼3리로 정확한 타격을 자랑한다. 어느 때고 홈런포를 가동할 수 있는 최정의 장타력을 감안하면 황재균이 대안이 될 수 있다. 황재균은 2할9푼의 타율에 홈런 16개를 날리고 있다. 수비 실책이 12개로 많은 것이 다소 흠이다. 허경민은 2017 WBC, 황재균은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 대표로 출전한 경력이 있다.

박건우는 오른쪽 옆구리 근육 부상으로 복귀까지 3~4주 걸릴 전망이어서 아시안게임 출전이 사실상 힘들어졌다. 

외야수 한 자리를 교체한다면 당장 떠오르는 후보가 나성범(NC)과 민병헌(롯데) 이정후(넥센)다. 

   
▲ 나성범, 이정후, 민병헌. /사진=NC 다이노스, 넥센 히어로즈, 롯데 자이언츠


나성범은 타율 3할2푼3리에 18홈런 13도루를 기록하고 있다. 타격 컨디션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으며 주루플레이에 능하고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우익수 수비도 수준급이다. 다만 현재 대표팀 외야진이 좌타자 일색(김현수 김재환 손아섭 박해민)인데 나성범까지 좌타자인 것이 걸린다. 

이정후도 타격 성적(타율 3할4푼3리)만 놓고 보면 손색없는 대표 후보다. 소속팀 넥센에서 톱타자와 중견수로 주로 활약해 테이블세터와 중견수를 맡기기에도 적격이다. 이제 프로 2년차로서 경험이 적다는 점, 역시 좌타자라는 점을 고려해봐야 한다. 

우타자에 중견수 요원인 민병헌이 박건우를 대체하기에 가장 무난한 카드가 될 수 있다. 민병헌은 대표 경험도 있다. 그렇지만 올해 부상에 시달리며 최상의 컨디션을 보이지 못하고 타격에 기복이 있다는 점(타율 3할7리)에서 선뜻 그를 낙점하기에 망설여지는 부분이다.

선동열 감독은 누구를 누구로 교체할까. 금메달 획득에 기여할 최적의 선수가 누구인지 꼼꼼히 따져보는 것이 유일한 잣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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