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육박하는 1박2일 시청률”

빙판의 영웅들은 7일 시청 무대에서 얼어붙었다. KBS MBC SBS 동시 생중계로 진행된 방송 카메라 탓도 있었지만, 몹시 추운 날씨도 한 몫 했다. 밴쿠버 선수단들은 담요속에 추위를 파묻었고, 서울 시민들도 매 한가지였다. 게다가 시청률도 방송3사 모두 합쳐 15%에도 미치지 못했다. 반면, 동시간대에 방송된 해피선데이의 남자의 자격은 20%, 1박 2일은 43%를 기록했다.


해피선데이 1박2일에 출연한 강호동.
▲해피선데이 1박2일에 출연한 강호동.

이런 복합적인 이유로 논란의 도마에 오른 KBS가 8일 황당한 보도자료를 내놨다. 해피선데이 1박2일이 시청률에서 43.3%를 돌파해, 경이적인 기록을 달성했다는 것이다. 참으로 ‘황당한’ 보도자료이며, 재밌는 자체 평가다. KBS를 포함한 방송 3사의 국민 대축제가 국민적 관심의 밖에 있었다는 물증이 될 수 있는 해피선데이의 최고 시청률인데도, 경축의 분위기로 보도자료를 낸 것이다.

해피선데이는 1부 및 2부로 나뉘어서 방영한다. 1부는 남자의 자격이 1시간 동안, 강호동이 출연하는 2부는 1박 2일이 1시간 30분가량 방송한다. 방송3사가 동시 생중계한 밴쿠버 선수단 환영 국민대축제는 7일 6시 정각에 시작했다. 1박 2일은 6시 10분에 시작한 것으로 계산했을 때, 강호동이 방송3사의 동시 생중계를 완벽하게 눌렀다는 평가가 내려진다.


7일 6시에 있었던 밴쿠버 선수단 환영 국민대축제에서 추워서 떨고있는 사회자들.
▲7일 6시에 있었던 밴쿠버 선수단 환영 국민대축제에서 추워서 떨고있는 사회자들.



이에 대해 KBS는 “해피선데이 1박2일이 시청률 43.3%를 돌파해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면서 “이날 방송은 삶과 세월이 녹아든 골목을 찾아 추억여행을 떠나는 교동도 편이 방송됐다”고 보도했다.

이어 KBS는 “강호동과 은지원의 탁구대결은 긴장감과 함께 시청자들을 폭소케 한 장면으로 실제로 강호동이 은지원을 누루고 게임에서 승리하는 장면은 최고분단 시청률 49.3%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아직 방송 3사의 동시 생중계가 생생하게 진행중인 그 때,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는 분석이다.

이러한 보도자료를 그대로 옮긴 언론 기사도 있다. 서울신문을 비롯해 여러 언론매체들이 해피선데이와 방송3사의 생중계간 밀접한 상관관계를 무시한 채, 1박2일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는 것만 부각한 KBS의 보도자료를 그대로 베껴서 기사로 올린 것이다.

1박 2일에 대한 보도자료를 그대로 기사화한 한 언론사의 기사.
▲1박 2일에 대한 보도자료를 그대로 기사화한서울신문의 한기사.



실제로 7일 6시, 2시간동안 진행된 국민대축제는 추위, 엉성한 무대진행, 선수단을 들러리로 세운 가수들의 자축분위기, 담요를 뒤집어쓴 선수단 등으로 무리수가 상당히 보였다. 방송3사에서 포함되면서, 제외된 KBS2 TV의 해피선데이가 방영되면서, 채널선택권을 가진 시청자들은 빙판의 영웅들을 들러리로 세운 방송3사 보다는 재밌는 강호동을 선택했다는 비판이 일게 된 것이다.



밴쿠버 동계 올림픽 중계권을 놓고 치고 받고 싸웠던 방송 3사가 월드컵 중계권을 놓고도 서로 다른 이견을 갖고 있는 가운데, 향후 정치적 노선과 경제적 노선에서 어떠한 입장을 서로 갖게 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