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행 MBC 노조위원장, “김재철 사장 퇴진은 진행형”

MBC 청문회를 요청하는 토론회가 국회에서 9일 열렸다. 전병헌 의원이 사회를 보고, 최문순 의원 및 이근행 MBC 노조위원장이 직접 참석한 이날 토론회에서 MBC 청문회에 대한 구체적인 목소리들이 전해졌다. 이근행 위원장은 “김재철 사장과 타협한 것이 아니다. 퇴진운동은 계속적 진행형이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 토론회에서 양문석 언론연대 사무총장은 “김재철은 MB의 간첩이다. 간첩은 세밀히 관찰해, 수상하면 신고해야한다”는 강경 발언을 하기도 했다. 또 MBC 노조의 최근 선택을 비판하는 발언이 나오는 동안에 이근행 MBC 노조위원장은 입술을 꽉 다문 굳은 표정을 유지하기도 했다.

조준상 공공미디어연구소 소장은 이근행 위원장과 김재철 사장의 협상을 강력 비판했다.

조준상 소장은 “언론노조와 언론노조 MBC 본부의 현재 행보에서는 분명하고 명확한 계획과 일정을 찾아볼 수 없다”면서 “3월 4일 합의가 투쟁역량에 대한 자신감의 부족에서 나온 매우 패배주의적인 결정을 그 본질로 하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정연우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는 더 강도높게 이근행 위원장의 선택에 칼을 댔다.

정연우 대표는 “MBC 노조의 선택은 경솔했다”면서 “몸통인 김재철 사장은 그대로 두고, 깃털에 불과한 윤혁 및 황희만 이사를 없앤다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비판했다.

정연우 대표는 “MBC 노조의 진정성은 믿지만, MBC 구성원들은 새경영진의 방송장악을 막기 위해 좀더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실질적인 제도적 장치를 요구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좌측부터 이근행 위원장, 정병헌 의원, 양문석 언론연대 사무총장
▲좌측부터 이근행 위원장, 정병헌 의원, 양문석 언론연대 사무총장

양문석 언론연대 사무총장은 노골적으로 “김재철 (사장)은 MB의 간첩이다”면서 “MB 정권은 방송장악의 시나리오에서 지상파 장악에 성공했고, KBS와 MBC를 장악한 후, 지금은 SBS가 질질 끌려다니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나아가 양문석 사무총장은 김재철 사장의 인선안에 대해서도 “김재철 (사장)의 인선안은 동문과 고향으로 얼룩진 원칙없는 인사였다”며 “위기에 직면한 MBC를 구원할 구원투수가 아니라, (김사장은) MBC를 더욱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고 비난했다.

양문석 총장은 MB정권의 MBC 장악 시나리오에 대해서 ▲방문진 이사회 장악 ▲MBC 경영진 교체 ▲편성 제작 환경 장악 ▲노조 무력화 ▲사유화로 설명했다. 현재는 3단계가 진행중이라는 해석이다.

최문순 의원은 토론자들과 의견을 달리했다. 최 의원은 MBC 노조위원장의 경험을 회고하면서 “이근행 위원장으로서 최선의 선택을 한 것이다. MBC 노조는 가장 고통스러운 상태에 있었다. 사방을 둘러봐도 자신을 지켜줄 세력은 없었다. 모두 MBC가 싸워주길 바라지만, 나는 아니다는 입장이지 않느냐. 모든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직접 거리로 뛰쳐 나올 때 방송장악을 막을 수 있다. 이것은 사실상 정치권의 책임이 크다”고 MBC 노조를 옹호했다.

나아가 최 의원은 “방문진은 방문진의 입법취지를 무시했다”면서 “독재정권에서 방송독립을 지키기 위해서 만들어진 방문진이 방문진법의 입법취지를 무시한 것은 국회의 입법권에 대한 정면도전이다”고 강력 비판했다. 이어 최 의원은 방문진법 개정안을 발의하겠다고 전했다.

이근행 위원장은 “양문석 총장의 시나리오에 의하면 현재 4단계로 넘어가는 단계다”면서 “김재철 사장의 퇴진은 현재 진행형이다. (강력한) 퇴진운동은 곧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언론 당사자들의 투쟁이다”고 말했다.



사회를 맡았던 전병헌 의원도 모든 토론회를 요약하면서 “견제장치가 없는 자동차는 흉기다”면서 “현 MB정권은 견제장치가 사실상 없다. 나아가 MBC의 방패로 만들어진 방문진이 오히려 MBC를 공격하는 창으로 돌변했다. MBC를 보호해야할 방문진이 MBC를 유린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