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와 싸우기 위해서는 불가피”

김인규 KBS 사장과 김재철 MBC 사장이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취임 후 김인규 사장은 SBS의 동계올림픽 독점중계로 ‘KBS의 위상’이 바닥에 떨어졌고, 김재철 사장은 취임식을 갖기 전부터 “월드컵은 MBC가 방송중계를 하도록 하겠다”고 의지를 표명했지만, 아직 뚜렷한 해결책이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김인규 KBS 사장은 너무 다급한 나머지, 정연주 前KBS 사장과 최문순 前MBC 사장과 안국정 SBS 前 사장이 2006년 5월 30일 서명한 합의서를 전격 공개했다. 그 합의서에는 정연주, 최문순의 친필 사인이 들어있고, 원본을 스캔한 이미지가 KBS 홍보실 보도자료로 발표됐다.


남아공 월드컵이 3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방송3사간 중계권 전쟁이 다시 시작됐다.
▲남아공 월드컵이 3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방송3사간 중계권 전쟁이 다시 시작됐다.



KBS는 “SBS는 밴쿠버 동계올림픽을 단독 중계하고, 주요 일간지에 남아공 월드컵경기도 단독으로 중계할 의지를 보이면서, 방송법상 국민관심경기라는 공공재를 상업방송의 이윤추구 도구로 전락시켰다”고 비판했다.

이어 KBS는 “상업방송인 SBS가 국민관심경기를 독점하는 것은 수신료로 운영되는 공영방송 KBS의 역할과 국민의 시청권을 침해하는 것이다”면서 “KBS 정연주, MBC 최문순, SBS 안국정 사장은 2006년 5월 30일 방송3사 사장단 합의서를 작성해, 방송협회 차원에서 방송권 협상창구를 단일화하기로 했으니, 다시 합의내용을 복원해야한다”고 촉구했다.


KBS는 SBS에게 빼앗긴 방송중계권을 되찾기 위해서, 정연주 KBS 사장과 최문순 MBC 사장이 합의한 협의서를 전격 공개했다.
▲KBS는 SBS에게 빼앗긴 방송중계권을 되찾기 위해서, 정연주 KBS 사장과 최문순 MBC 사장이 합의한 협의서를 전격 공개했다.



KBS는 이번 SBS의 밴쿠버 올림픽 단독중계에 대해서도 비판하고 나섰다.

KBS는 “일방편성의 독점중계는 동시에 열리는 다양한 경기를 볼 수 없어 합동중계시보다 채널 선택권이 제한되고, 캐스터와 해설자에 대한 선택권도 제한된다”면서 “시청자들은 SBS가 일방적으로 편성한 종목만 시청을 강요당했고 막말방송 등의 문제가 있어도 해설자, 캐스터를 선택할 수 없어 채널 선택권이 제한됐다”고 비판했다.

반면, SBS는 “2006년 미국 현지법인인 을 통해 2010, 2014 동계올림픽과 2012, 2016 하계올림픽, 2010, 2014 월드컵 축구 중계권을 단독으로 확보했다”면서 “당시 IOC와 FIFA는 지상파 3사로 구성된 <코리아풀>의 중계권 독점 관행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다른 스포츠 마케팅사까지 입찰에 참여시켜 <코리아풀>의 중계권 확보 가능성은 불투명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SBS는 “중계권을 확보한 뒤 KBS, MBC에 합동방송을 제의했지만, 양사는 SBS에 대한 비난에만 열중한 채 3년 이상 협상을 외면해오다 결국 SBS의 단독중계가 불가피한 상황에 이르게 된 것이다”고 반박했다.



월드컵까지 SBS가 단독중계를 하게 될 경우, KBS와 MBC의 방송권위는 또한번 추락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