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람 심하던 날 아침
때마침 온 버스를 탔다.
만원버스였지만 속도는 고속버스
열 정거장을 지나고야 알았다.
반대방향 버스인 것을
늪지대를 비집고 벨을 눌렀다.
반대편으로 무단횡단했다.
택시를 탔다.
꽉막힌 길
처음 그 정거장을 지나자
도로가 뻥 뚫렸다.
성큼 성큼 다가선 그곳
길모퉁이 돌아 만원 내고 내린 그녀는
하이힐을 맨발처럼 달린다.
반시간 늦은 약속
미안한 문을 살짝 열 때
언제나 그는 열리는 문을 바라보며
그녀를 기다린다.
한손에 턱을 고이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