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영 감독, “기억나무는 십자가 사랑을 노래한 것”

기억나무 뮤지컬의 오프닝 콜이 성공리에 마쳤다. 매주 토요일 2회, 일요일 1회 공연으로 진행될 대장정의 막이 지난 3월 13일 오른 것이다. 새롭게 캐스팅된 두 남녀 주인공들은 굉장히 떨리는 첫 무대에서 ‘첫번째 스토리’와 비슷하면서도 새로운 색채로 관객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진실한 감동은 말보다, 눈물로 말한다. 좌석마다 눈물을 주체하지 못하는 관객들이 많았다.

힙합 댄스팀 중 한명이 ‘군고구마 난로’를 만드는 마지막 장면에서 걸어나오는 데, 첫 번째 공연과 두 번째 공연에도 다리를 절면서 걸어나왔다. 연기인지, 실재인지 분간하지 못할 정도로 잔뜩 굳은 표정이었지만, 언뜻 언뜻 신비한 열정도 함께 느껴졌다. 공연 후 이찬영 감독에게 살짝 물었다.

“힙합 댄스팀 한명이 며칠 전 다리부상을 당했는데, 병원에 누워있어야할 몸인데도, 한명이 빠지면 전체가 되지 않는다면서, 절뚝거리는 다리를 이끌면서 공연에 참여했다”고 전했다. 이 감독은 “부족하면 부족한대로 진행하려고 했는데, 공연내도록 보면서 마음이 아프면서도 기뻤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기억나무 뮤지컬의 소품중의 하나인 기도의 등불.
▲기억나무 뮤지컬의 소품중의 하나인 기도의 등불.


절뚝거리는 그 모습이 어쩌면 2천년 전 십자가를 짊어지고, 걸어가는 그 유대 청년은 혹 아니었을까 마지막 혼신의 힘을 다해 무언가를 이루려는 땀방울은 참으로 고귀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게 기억나무 뮤지컬의 두 번째 이야기는 고통스럽게 시작했다. 새로운 색채로 새로운 각도로, 변하지 않는 것은 역사속 예수를 현실적 존재로 느끼게 한다는 것이다.

3월 13일 두 번째 공연이 모두 끝나고, 배우진들과 조용한 만남을 가졌다. 세종대 무용과를 나왔다는 여주인공과 ‘밭에 감추인 보화’에서 돌쇠 주인공을 맡았던 남자 주인공, 그리고 ‘기억나무 뮤지컬’ 대본을 직접 쓰고, 뮤지컬 감독을 맡고 있는 이찬영 감독과 진실한 대화를 나눴다.

많은 말들이 있었지만, 지금도 가슴 한복판에 남아있는 몇 개의 문장이 생각난다. 이찬영 감독은 “예수님은 십자가 위에서도 하나님을 위한 사랑과 형제를 위한 사랑을 절대 빼앗기기 않았던 겁니다. 창세기에서 아담과 하와가 빼앗겼던 사랑의 본질을 목숨을 바치면서까지 되찾았고, 또 빼앗기지 않았던 겁니다”라고 말했다.


뮤지컬이 끝나고, 관객이 기억나무를 기념촬영하고 있다. 기억나무는 뮤지컬의 제목이면서, 또 소품중 하나이기도 하다.
▲뮤지컬이 끝나고, 관객이 기억나무를 기념촬영하고 있다. 기억나무는 뮤지컬의 제목이면서, 또 소품중 하나이기도 하다.



기억나무 뮤지컬은 청년 예수가 걸어간 십자가 사랑을 노래하는 작품이라고 이 감독은 또 말했다.

공연하는 무대에서 청년 예수를 직접 봤다는 얘기도 들려왔다. 이 감독에게 직접 물었다. 이 감독은 “공연을 보면서 관객들이 눈물도 많이 흘리고, 예수님을 직접 봤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이 감독은 “나는 무대에서 예수님을 본 적이 없다”면서 살짝 미소를 짓는다.



무대에서 청년 예수를 봤다는 말들이 사실인지, 아닌지 알 수는 없지만, 확실한 것은 기억나무 뮤지컬을 관람하는 관객들 가슴속에서 예수의 흔적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사랑의 흔적이, 십자가의 사랑이, 베들레헴처럼 조그마한 환상 소극장에서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