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행 위원장, “만사가 때가 있다”는 솔로몬 명언 인용

“총파업 카드 사용을 못한 것이나, 안한 것이나 무엇이 다르냐”는 MBC 노조 내부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는 가운데, 이근행 MBC 노조 위원장이 이러한 비판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이근행 위원장은 16일 솔로몬의 명언을 인용하면서 “만사가 다 때가 있듯이, 우리의 싸움도 그러하다고 본다”며 “어떤 때는 의기(義氣) 하나로 일어서고, 어떤 때는 견딜 수 없어 일어서기도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는 솔로몬이 전도서 3장에서 말한 것으로 “범사에 기한이 있고, 천하 만사가 다 때가 있다. 지킬 때가 있고, 버릴 때가 있으며, 전쟁할 때가 있고 평화할 때가 있다”는 내용이다.

이근행 위원장은 “3월 4일 노동조합의 결정을 두고 ‘배신’이라거나 혹은 ‘백기투항’이라는 내외의 비판이 있었다”면서 “(이러한 비판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투쟁이 아무런 성과없이 일회성 청산주의로 끝났을 때 그 후의 패배주의는 더욱 심각해지고, 투쟁 이후 현장으로 돌아가 실제 일상투쟁이 이루어 지지 않은 경우도 많았기 때문이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근행 위원장은 “만사에 다 때가 있다”며 “지금이 어느 때인지 곧 드러날 것이다”고 의미심장한 문장을 던지기도 했다. 또 이 위원장은 “정권을 심판하는 것은 국민전체의 몫이지만, 김우룡을 비롯한 공영방송 5적에 대한 철저한 응징과 방문진 개혁은 MBC 구성원들에게 주어진 역사적 소명이고, 피할 수 없는 길이다”고 구체적 목표를 제시했다.

한편, 방문진이 실시한 ‘MBC 감사 공모절차’가 지난 16일 끝났다. 이에 대해 MBC 노조는 “(본사 감사에) 정권의 개국공신이 입성할 것이라느니, 내부의 충견(忠犬)이 완장을 찰 것이라느니, 상상할 수도 없는 몰상식이 공공연하게 거론되고 있는 상황이다”며 “흉흉한 소문은, 어차피 피할 수 없는 거대한 폭풍으로 현실화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노조는 “(MB정권이) 한바탕 피를 부르고, 처절히 공영방송 MBC를 유린한다면, 피할 수 없는 길은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이는 총파업도 불사하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이근행 위원장은 총파업 카드를 손에 쥔 당시 “가장 최적의 시기에 사용하겠다”고 말했고, 또 언론노조 KBS 본부 출범식에서도 “형제를 만나 진정 기쁘다. 총파업을 하지 않았지만, 할 수 있고, 하기 위해서 힘을 비축한 것이다”고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방송문화진흥회는 17일 3시 ‘MBC 이사 선임을 위한 이사회’를 앞두고 있다. 같은 날이사회는 MBC 감사에 응모한 5명의 후보를 선별해, 19일 최종 선임할 계획이다고 방문진 관계자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