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층 이탈 국민 실망...무능 한심한 장수 태반, 운장 복장만 판쳐

   
▲ 송덕진 자유경제원 제도경제실장
근 2주일동안 정치권과 언론은 마녀 사냥하듯, 인민재판하듯 사람을 내 몰았다. 결국 비장한 기자회견과 함께 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자는 자진 사퇴했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사표가 수리되지 않은채 유임됐다. 보수 지지층은 물론 많은 국민들은 실망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다시 한 번 지금 대한민국이 필요한 지도자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게 되었다.
 

지도자의 유형은 참 다양하다. 퓰리처상을 수상한 정치학자이며 역사학자인 게리 윌스 노스웨스턴 교수의 저서 “시대를 움직인 16인의 리더”에서 소개된 16가지 유형만 보더라도 역사 속에서 많은 인물들이 다양한 리더쉽을 발휘했다. 또 일반인에게 널리 알려진 지도자, 리더를 장수에 비유한 표현 중에 용맹무쌍한 장수는 용장, 지략이 넘치는 장수는 지장, 어질고 너그러운 장수는 덕장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심지어 운이 좋은 장수를 운장(運將), 복이 많은 장수를 복장(福將)말도 생겼다.

과거 개발시대에는 추진력 있는 용장이, 지식 IT 정보화 시대에는 지식으로 무장한 지장이, 최근 감성과 공감의 시대에는 다뜻한 덕장이 필요하다고 한다. 리더를 성향에 따라 분류할 때 어떤 특정 리더쉽 유형이 절대적으로 우위에 있다고 단정하기엔 어렵다. 다만 시대적 상황에 따라 조직이 요구하는 리더의 유형은 다를 수 있다. 필자도 어린시절 대통령을 꿈꾸며 책상 앞에 “뱃심의 용장(勇將)보다 머리 쓰는 지장(智將), 머리 쓰는 지장(智將)보다는 가슴으로 다스리는 덕장(德將)되자”라고 써 놓고 꿈을 키운 적이 있다. 지도자는 참 어렵고 어떤 리더쉽을 발휘해야하는지 참 힘들다.

정치인도 기업가처럼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최됐던 제44차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창조경제와 기업가정신을 주제로 연설을 했다. 박 대통령은 창조경제의 핵심 구성요소들인 ‘아이디어’를 19회, ‘문화’를 12회, ‘기업가 정신, 창의·기술·도전’을 각각 9회, ‘혁신’을 7회 정도 거론하면서 대한민국 경제의 혁신과 재도약을 이루기 위한 창조경제 비전과 추진전략을 국제 사회에 소개했다.

박 대통령은 “지금은 한계 상황을 뛰어넘어 기존 질서를 변화시키고 새로운 세계를 재편해 나갈 동력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이며 지속 가능하며 포용적인 성장을 달성하는 원동력은 기업가 정신밖에 없다고 단언했다. 글로벌 리더들에게 “기업가 정신을 고양할 경제·사회·정치·문화적 환경을 만드는 역할을 담당해 달라”고 요청했다. 

   
▲ 박근혜대통령이 최근 중앙아시아  카자흐스탄을 방문해 나자르바예프 대통령으로부터 2017년 아스타나 엑스포 시설과 관련해 설명을 듣고 있다. 문창극 총리후보자의 낙마사태를 보면서 정부와 여야의 리더들의 리더십이 실종상태에 있어서 우려를 낳고 있다.  /뉴시스 

청년실업을 포함한 고용해결, 가계부채와 국가재정, 부동산 시장 활성화, 대북정책, 환율과 불황형 흑자기조 심지어 교육개혁 등 수많은 현안이 산재해 있지만 정치권은 세월호 참사이후 국민 안전 대책을 위한 액션만 취하고 있다. 현대 사회의 정치인도 혁신적인 기업가와 같은 역할을 수행해야한다. 정치의 지형이 수시로 바뀌는 상황에서 정치인이 제시하는 단기적이면서 인기 영합적인 환상과 비전을 국민들에게 제시하면 안 된다. 대한민국 정치·사회·경제·문화의 역동적인 장기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호가호위하는 리더는 안 돼
필자가 가장 혐오하는 사자성어 중에 호가호위(狐假虎威)가 있다. 여우가 호랑이의 위세를 빌려 호기를 부린다는 뜻으로 남의 세력을 빌려 위세를 부린다는 뜻이다. 많은 리더들이 자신이 가진 힘을 통해 조직에서 군림하고자 한다. 또한 간사한 자 뒤에 있는 호랑이 즉 힘 있는 사람일수도 있고, 고과평가나 인사권일 수도 있다. 힘을 사용할 때는 적절히 합리적으로 무리없게 사용해야 문제가 없다. 리더의 자리에 있다고 해서 자신의 지위를 믿고 힘을 남용하거나, 군림해서는 안 된다.

훌륭한 리더는 자신이 가진 힘을 굳이 사용하지 않아도 부하 직원들이 따르게 된다. 그래서 맹장, 용장보다는 덕장이 많은 강점을 가졌다면서 덕으로 조직원을 대하고 사랑으로 보살피는 리더가 조직원들의 자발성, 창의성 심지어 성과를 이끌어 낼 수 있다. 덕장들이 이끄는 조직일수록 성과는 더디지만 성과가 나오기 시작하면 지속성이 길고 파워풀하다.
 

리더는 참 외로운 자리다. 덕장은 기본적인 성품이 고와야 하고 솔선수범하는 자세를 갖췄다. 아무리 억지로 덕으로 부하직원들을 대하면 진정성이 결여되었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조직원들이 금방 안다. 그래서 덕장이 되긴 어렵다. 자신의 기질을 바꿀 수는 없지만 성품은 노력여하에 따라 바뀔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어렵지만 덕장이 되기 위한 연습이 필요할 때다. 그런 덕장이 박 대통령에서 다보스포럼에서 강조했던 기업가정신을 가지고 조직을 이끌어 간다면 그 조직은 최고가 될 것이다.
 

현 정치인들은 어떤 유형에 속할까 사뭇 궁금하다. 필자는 맹장, 용장, 덕장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무능하고 한심한 장수가 대부분이고 그저 운이 좋은 장수인 운장과 복이 많은 장수인 복장들만이 판치고 있는 게 아닌지 모르겠다.
고린도전서 15장 8절에 “만일 나팔이 분명치 못한 소리를 내면 누가 전쟁을 예비하리요” 구절이 있다. 나팔만 분다고 병사를 모아 전쟁을 준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나팔 부는 사람은 진정한 지도자여야 한다. 그 지도자는 기업가정신을 갖춘 창조적이며 혁신적이며 덕을 갖춰야 할 것이다. 어리석은 지도자의 통치는 결국 모두를 패망하게 한다. 지도자들이여! 덕과 기업가정신을 갖추기를 바란다! /송덕진 자유경제원 제도경제실장, 미디어펜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