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룡은 떠나고, 김재철은 들어가고

김우룡 방문진 이사장이 결국 엄기영 MBC 사장처럼 자진사퇴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자진 사퇴하지 않으면 방문진 이사회가 이사장을 교체하겠다고 19일 의결했기 때문이다.

신동아 4월호 ‘조인트 및 좌파 청소’ MBC 기사 파문과 관련해 19일 4시를 기점으로 김우룡 방문진 이사장과 김재철 MBC 사장의 명암이 엇갈렸다. 김우룡 이사장은 쫓겨났고, 김재철 MBC 사장은 MBC의 수장으로서 우뚝 선 것이다.

김우룡 이사장은 “신동아 기자와 인터뷰 당시 약먹고 수술을 한 상황이어서 기억이 나질 않는다”고 해명해, 이사진들이 ‘해명 불충분’을 이유로 퇴장시킨 후 이사진들이 이사장의 거취를 놓고 밀도있게 논의했다고 차기환 이사가 전했다.

김우룡 방문진 이사장이 19일 율촌빌딩을 쓸쓸히 떠났다. 마치 엄기영 사장처럼 자진사퇴하지 않으면 안되는 위기에 몰렸다.
▲김우룡 방문진 이사장이 19일 율촌빌딩을 쓸쓸히 떠났다. 마치 엄기영 사장처럼 자진사퇴하지 않으면 안되는 위기에 몰렸다.


논의결과, “김우룡 이사장은 신동아 발언 사태로 인해 이사장 직위를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자진 사퇴하고, 사퇴하지 않으면 호선을 통해 교체하는 것으로 의결했다”고 차기환 이사가 설명했다.

김우룡 이사장은 이사장실을 나가면서 기자들의 거듭된 질문에도 한마디의 대답도 내놓지 않았다.

비슷한 시간대에 김재철 MBC 사장은 MBC 본사 10층에서 긴급기자회견을 가졌다. 당초 ‘사진 및 영상 촬영 불가’ 방침이 ‘촬영 허가’로 바뀌어, 40여명이 넘는 취재진들이 몰렸다.

김재철 MBC 사장은 “어제 오늘 참담한 심정으로 살고 있다”면서 “MBC의 위상이 이렇게 짓밟힌 적이 없다. MBC 사장으로서 김우룡 이사장의 해명은 대단히 불충분하고, 도덕성과 자존심으로 살고있는 MBC 구성원들로서도 매우 불충분하다”고 입장을 전달했다.


김재철 MBC 사장이 19일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김우룡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우연의 일치로 같은 시간대에 방문진 이사회는 '김우룡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한다'고 의결했고, 자진 사퇴하지 않으면 교체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김재철 MBC 사장이 19일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김우룡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우연의 일치로 같은 시간대에 방문진 이사회는 '김우룡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한다'고 의결했고, 자진 사퇴하지 않으면 교체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이어 김재철 사장은 “공영방송 MBC의 위상을 바로세우기 위해서 김우룡 이사장님의 즉각적인 사퇴를 촉구한다”며 “방송문화진흥회는 MBC의 독립을 유지하기 위해서 존재하는 것인데, 이처럼 중요한 기관의 수장이 전혀 근거도 없는 내용으로 MBC가 마치 권력에 굴종하는 것처럼 비하한 것은 관리 감독의 수장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표명했다.

김재철 사장은 김우룡 이사장을 형사고소 및 손해배상 민사소송을 제기하겠다고 강력 대응했다. 당초 김재철 사장은 김우룡 이사장과 인터뷰한 신동아 취재기자만 형사 및 민사소송을 하겠다고 하면서, MBC 노조측의 강한 반발을 받았다.



김 재철 사장은 “김우룡 이사장을 명예훼손으로 형사소송 고소하고, 손해배상 민사소송도 내겠다”며 “앞으로도 권력기관이든 방문진이든 MBC 그룹을 이끌고 있는 수장으로서 단호히 대처해 나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