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문상진 기자]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최근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민주노총과 전교조는 사회적 약자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발언에 대해 "노동조합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조차 없는 무지하고 오만한 말"이라고 강경 반박했다.
민주노총은 8일 서울 정동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임 실장의 발언을 거론하고 "어이가 없을 지경"이라며 "정부와 집권여당의 입장은 노동법 개악, 노동정책 후퇴와 공약조차 이행하지 않는 자신의 책임과 잘못을 가리기 위한 교묘한 물타기 정치공세"라고 비난했다.
앞서 임 실장은 지난 6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장에 출석해 노동 문제와 관련한 윤소하 정의당 의원 질의에 "노조라고 해서 과거처럼 약자일 수는 없어 민주노총이 상당한 사회적 책임을 나눠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민주노총은 "촛불정부를 자칭하고, 핵심 국정기조로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 소득주도성장을 표방한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과 노동공약이 표류하다 못해 실종되고 있다"며 "개혁입법의 칼은 빼지도 않은 채 개악입법의 밀물이 몰아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지금 정부와 국회가 할 일은 개악이 아니라 노동기본권 보장, 사회안전망 강화를 위한 개혁입법"이라며 "민주노총은 노동법 개악을 저지하고,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8대 입법과제 쟁취를 위해 11월 총파업 총력투쟁에 돌입했다. 반드시 쟁취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다음은 민주노총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기자회견문]지금 정부와 국회가 할 일은 '개악'이 아니라 노동기본권 보장 노동법 '개정'이다.
참담하다. 촛불정부를 자칭하고, 핵심 국정기조로 노동이 존중받는 사회, 소득주도성장을 표방한 문재인 정부의 노동정책과 노동공약이 표류하다 못해 실종되고 있다. 개혁입법의 칼은 빼지도 않은 채 개악입법의 밀물이 몰아치고 있다. 박근혜 정권조차 하지 못했던 최저임금법, 주52시간 노동시간 개악이 진행되었고 추가개악 법안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먼저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핵심인 최저임금 1만원 공약 파기다. 2018년도 최저임금 16.4% 인상 이후 정부와 국회는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법을 통과시켰고, 대통령 스스로 1만원 실현 공약파기를 선언했으며, 최저임금 인상을 무력화하기 위해 자유한국당이 발의한 최저임금 차등적용 법안들이 국회에 입법발의 되어 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 선언과 좋은 일자리 창출도 방향을 잃고 변질되고 있다. 임금과 노동조건 개선 없는 무늬만 정규직과 자회사 고용을 정규직 전환으로 포장하기에 급급하다. 실 노동시간 단축과 임금, 노동조건 개선을 통한 좋은 일자리 창출이 아니라 임금수준 하향을 골자로 하는 '광주형 나쁜 일자리'를 밀어붙이고 있다.
압권은 노동시간이다. 이미 연장·휴일 중복수당 폐지와 함께 주52시간 노동시간 시행을 6개월간 유예까지 했다. 노동시간 제한을 받지 않는 이것도 모자라 탄력근로 단위기간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주52시간 상한제를 누더기로 만드는 개악이다. 더 나쁜 조건으로, 더 일하고, 덜 받도록 하는 개악이다. 노동시간 단축과 그에 따른 일자리 창출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개악이다.
탄력근로 단위기간이 확대 될 경우 주64시간 장시간 노동이 빈번하게 가능해진다. 연장근로에 따른 가산수당도 받지 못한다. 안정된 노동시간과 노동조건이 아니라 불규칙한 노동시간으로 노동자의 건강이 위협받고 노동조건이 악화된다. 탄력근로제 기간 확대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것은 새빨간 거짓말이다. 사업주의 배만 불리는 개악일 뿐이다.
민주노총은 당·정·청 및 적폐국회가 주도하는 개악의 시계를 멈춰 세우고 개혁의 시간으로 되돌릴 것이다. 민주노총은 탄력근로제 기간확대 개악을 저지하는 것과 함께 11월 국회에서 8대 입법과제 처리를 정부와 국회에 강력히 요구한다. ▲ILO 기본협약 비준과 노조 할 권리 보장 노동법 개정 ▲노후소득보장과 사회안전망 강화를 위한 국민연금법, 고용보험법개정 ▲비정규직 사용사유 제한 및 제대로 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최저임금 산입범위확대 최저임금법 재개정 ▲제대로 된 사회서비스원 설립을 통한 공공성 확보 ▲초기업단위 산별교섭 제도화 ▲위험의 외주화 금지. 산재사망 기업 처벌강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이다.
연일 민주노총을 공격하는 정부와 집권여당의 입장은 노동법 개악, 노동정책 후퇴와 공약조차 이행하지 않는 자신의 책임과 잘못을 가리기 위한 교묘한 물타기 정치공세다. 막강한 권력실세인 대통령 비서실장의 "민주노총이 더 이상 사회적 약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는 말에 어이가 없을 지경이다. 노동조합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조차 없는 무지하고 오만한 말이다.
지금 정부와 국회가 할 일은 개악이 아니라 노동기본권 보장, 사회안전망 강화를 위한 개혁입법이다. 민주노총의 사회적 책임을 말하기 전에 ILO핵심협약 비준, 비정규직 제로시대 선언, 최저임금 1만원과 노동시간 단축 등 자신의 정책과 공약이행에 대한 책임이 우선이다. 민주노총은 노동법 개악을 저지하고,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8대 입법과제 쟁취를 위해 11월 총파업 총력투쟁에 돌입했다. 반드시 쟁취할 것이다.
2018년 11월 8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미디어펜=문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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