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개찰구, 매일 아침 참 안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우끼고 있네요, 감사는 무슨 ...)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말같지도 않네요. 감사하다는 그 말, 아침부터 역겹네요)

그래도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라고 그 기계음이 말했다. 지하철 개찰구에서

지하철 개찰구에는 ‘감사합니다’ 문구를 가슴에 멋있게 두른 지하철 직원이 ‘감시견’처럼 무임승차를 적발하려고, 눈을 형광등처럼 활짝 뜨고 있습니다. 개찰구는 승객이 통과할 때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기계음을 쏟아냅니다. 지하철 직원은 “감사하지요”라는 듯, 기계적 미소를 짓고.

기계는 사람의 소리를 하고, 사람은 기계처럼 서서, 목석이 된지 오래네요, 그래서 난 하나도 안 감사합니다. 입에 발린 인사성 ‘감사합니다’는 국회에 가면 참 많이 받습니다.

선거 때만 되면, 지하철에 날아오는 그 철새들의 즐겨찾는 언어이지요. 감사하면 대체 뭐가 감사하다는 것인지요 잘하겠다면 대체 뭘 잘하겠다는 것인지요 고맙다면, 돈없어 몰래 타야하는 사람들 몰래 태워주시고, 그래 주세요.



지하철 개찰구, 매일 아침 참 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