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도 보수층 신뢰잃어 실망, "어디서 희망을 찾나"

   
▲ 여명 한국대학생포럼 부회장
드라마 <정도전>에서 ‘난장판과 같은 정치만이 지겹지도 않냐’는 이성계의 말에 포은 정몽주가 답한다.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무섭다고 하지만, 꼭 필요하고 누군가는 그것을 해야 하니까요. 미우나 고우나 힘없는 백성들이 기댈 곳은 정치뿐입니다.”

드라마를 볼 당시에는 고개를 끄덕였으나 요즘 신문을 보면 도대체 우리는 어디에 기대야 하나, 어디에서 희망을 찾아야 하나 절망적인 기분이 든다. 어제 '광주의 딸'로 추앙받던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이 새정치민주연합(새민련) 광주 을에 전략공천을 받았다.

권은희 전수사과장이 누군지 살펴보자. 국정원의 대선 개입 의혹을 수사하던 권 전 과장은 상부의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하며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다. 대선 불복과 함께 국정원을 여당과 함께 묶어 어떻게 해 보려던 야당은 쾌재를 불렀다.

외압에 대한 수사 결과는 법원에 의해 무죄로 밝혀졌다. 1심 재판부는 “권씨 진술이 객관적 상당성과 합리성이 없어 믿기 어렵다”고 했다. 2심 재판부도 “다른 증인들의 증언과 객관적 사실을 배척할 만큼 신빙성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그의 주장이 허위, 과장임을 밝혀낸 것이다. 이에 권 전 과장은 학업을 핑계로 사직을 했고 20일 후인 어제, 국정원 손발 자르기에 혈안이 되어 있는 제1 야당의 (사실 상)국회의원 직을 받아들였다. 아니, 그녀의 행적으로 봤을 때는 ‘쟁취해 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 같다.

대한민국을 지키는 국가정보원은 모함을 받아 그 무슨 대형 범죄∙권력 집단인 것인양 신뢰성에 큰 타격을 받았다. 이에 대해 책임지는 사람은 없었다. 여론 역시 의혹은 죽을죄이되 그 의혹의 사실관계 여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다.

   
▲ 국정원의 지난 대선에서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는 허위주장을 해 법원에서 패소한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이 결국 새민련 광주 광산을의 전략공천을 받았다. 거짓폭로를 대가로 새민련으로부터 당선이 보장된 광산을 지역구를 챙긴 것이다.

국정원의 대선 개입... 민주당의 장외투쟁과 통합진보당의 대선불복, 이를 받쳐주는 대학가의 시국선언으로 난장판이 되었던 2013년. 그런데 민주당(현 새민련)과 통합진보당 측에서 국정원의 대선개입 증거라고 제시한 댓글들을 본 적이 있는가. 정상적인 상식과 올바른 국가관을 가진 국민이라면 그 글이 선거 개입인지, 아니면 방첩의무를 갖고 있는 기관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달을 수 있는(달아야 하는)글이었는지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새누리당은 모처럼 반격카드를 쥐고 공세에 나서고 있다. 새민련 서울시의회 김형식의원의 청부살인에 이은 '광주의 딸' 권은희 전 과장이 얻어 낸 속보이는 전략공천. 새누리당에서 “권씨의 폭로가 양심선언이 아닌 공천을 받기 위한 정치적 뒷거래였음이 명백해졌다(민현주 대변인)”식으로 비웃어주고 있다. 필자는 작년 12월, 국정원 개혁 특위 공청회에서 새민련 의원들이 날카로운 눈빛으로 국정원 개혁 반대의 당위성을 주장하는 토론자의 말을 경청하고 있을 때 옆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던 김재원 의원을 잊지 못한다.

한낱 대학생 단체도 이 나라의 국가 안보에 대한 걱정으로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있는데 그토록 중요한 자리에서 졸고 있다니...새누리당의 포퓰리즘 정책은 새민련과 별반 차이가 없다. 국민들은 그래도 새누리당은 ‘대북 정책 만큼은 확실하겠지’하는 기대를 하며 지난 총선에서 여당에 과반의석을 몰아줬다. 여당은 이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대학생들은 이런 의원과 공직자들로부터 무엇을 배워야 하고, 어떤 미래를 그려야 하는가? 답답하다. 리더에 대한 신뢰감을 접을 수밖에 없다. /여명 한국대학생포럼 부회장, 숙명여대 정치외교학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