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동탄2신도시 토지이용계획도. 동그라미 부분이 유통3 부지 위치다./자료=LH 제공 |
[미디어펜=최주영 기자]경기도시공사가 동탄2신도시 최대 숙원사업인 유통3 부지(유통업무설비용지) 입찰마감 일주일 전 용도변경을 이유로 공고를 취소하며 뒷말을 낳고 있다.
공사는 고의성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지역 주민들은 "단어 하나를 변경하기 위해 주민들의 숙원 사업이 또 다시 지연됐다"며 "공사의 책임 여부를 따져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9일 경기도시공사에 따르면 동탄2신도시 유통3 부지 입찰공고는 용도변경 승인을 거쳐 오는 7월 재공지된다. 공사는 당초 오는 14일까지 입찰신청을 받아 당일 오후 낙찰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다가 지난 7일 지구단위계획시행지침 상 허용용도 변경승인을 국토부에 요청한다는 이유로 입찰 취소공고한 상태다.
유통3 부지 매각은 동탄2신도시 내 '빅딜(대형 거래)' 사업 중 하나로 꼽힌다. 부지 규모가 2만7000평(8만9283㎡)에 달하는 만큼 평균 3만평 규모인 ‘신세계 스타필드’와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 등 초대형 복합쇼핑몰까지 들어설 수 있다. 이에 따라 연초 숨고르기에 돌입한 동탄2신도시의 집값 상승을 이끌 호재로도 주목받고 있다.
공사 관계자는 허용용도 변경 사유를 묻는 질문에 “화성시와의 수의계약에서 민간 대상 경쟁입찰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입찰공고문에 들어간 '물류단지'라는 문구를 빼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공사가 지난해 11월20일 게재한 유통3 부지 입찰공고문에 나타난 허용용도는 ‘물류시설의 개발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의한 물류단지’로 규정돼 있다. 이 중 '단지'라는 단어가 민간기업의 부지 매입 및 활용 용도로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 공사 설명이다.
물류단지는 백화점, 쇼핑몰 등 상업시설부터 물류 창고까지 모두 포함되는 말 그대로 ‘단지’의 개념이나 ‘물류시설’, ‘물류창고’ 등 사업 용도와는 다르다. 다만 물류단지 용도로 된 부지를 용도변경 신청하지 않고도 민간이 낙찰받아 사업할 수는 있다는 것이 공사의 주장이다. 공사 관계자는 “물류창고업을 희망하는 사업자에게 물류단지 용도로 된 부지 허가를 내는 것은 불필요한 절차라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또 “입찰 참가희망 업체가 문의하는 과정에서 현재의 용도인 ‘물류단지’라는 문구가 민간매각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추후 법적 분쟁에 휘말릴 우려가 있어 입찰을 취소하게 됐다”고 말했다.
사실상 공사가 민간기업이 입찰의사를 타진하는 과정에서 문구 교체 필요성을 인지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공사는 화성시와 계약이 취소된 지난해 7월에는 용도변경 관련 별도 공고를 내지 않았다.
동탄2신도시 주민들은 ‘담당 공무원의 단순한 실수’로 넘기기에는 과실의 책임이 무거워 보인다고 입을 모은다. 부지용도가 단지나 시설이 아닌 창고로 변경될 경우 집값에 악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동탄2신도시 한 주민은 “입찰 결과가 나오기만을 기다렸는데 문구 하나를 수정하는 데만 몇 개월이 소요되는 행정 절차라니 어이가 없다”고 실망감을 토로했다. 또다른 주민은 "만약 용도변경후 공장이라도 들어서게 된다면 집값 하락은 불보듯 뻔한 일"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경기도가 발표한 ‘제2산업단지 고시에 따른 의도적인 입찰 지연’, ‘유통3부지 입찰경쟁에 뛰어든 특정 업체를 고려한 사전 행정조치’ 등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심지어 동탄2신도시 주민을 중심으로 구성된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유통3부지 공고는 왜 취소되었나?'를 주제로 투표까지 진행 중이다. 이처럼 유통3 부지 입찰공고 지연과 관련한 시장혼선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변경후 용도를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편, 공사는 국토부로부터 용도변경승인 등 허가를 마치고 오는 7~8월 유통3부지 재입찰 공고를 낼 계획이다. 국토부는 이르면 다음달 해당 건 검토에 착수할 예정이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