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덕진 자유경제원 제도경제실장
정부가 기업의 사내유보금 과세를 하반기 경제 운용 방안에 포함시킨다는 계획이 알려지면서 또 다시 이중과세 논란이 불거졌다. 경제팀2기를 이끌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기업의 과도한 사내유보금을 가계부문으로 이전할 필요가 있다면서 사내유보금의 과세방안을 제시했다.

최경환 2기 경제팀은 심각한 내수및 투자 부진과 일자리 부족, 성장정체등을  해결하고자 여러 가지 묘안을 놓고 고심을 하고 있다. 국민들은 경기가 불투명하기 때문에 지갑을 쉽사리 열려고 하지 않고 있다. 결국 기업의 금고를 열어 내수부진을 타개하고, 경제활력을 회복하겠다는 게 최경환 경제팀의 생각이다.

사내유보금 과세방안이 언론에 집중 보도 되자 결국 기획재정부는 가계 가처분소득을 증대시키기 위한 다양한 방안의 하나라고 해명했다.이 문제는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며 한발 뺐다. 사내유보금 과세방안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91년 비상장사를 대상으로 도입됐다가 정책의 실효성이 떨어지고, 이중과세라는 비판이 제기되자 폐지됐다. 최경환 2기 경제팀이 이 카드를 조자룡헌칼쓰듯 다시 꺼내들었지만 논란이 거세지자 신중모드로 전환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로 투자와 소비심리가 위축되고 대내외 악재가 겹치면서 경기는 좀처럼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연간 8조원대의 세수부족마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기 경제팀은 국면을 획기적으로 전환시킬 정책 마련에 대한 압박을 받고 있다. 고민 끝에 꺼낸 카드가 사내유보금 과세로 보인다. 아베총리의 일본은 엔저와 재정확충 등 두개의 화살이 과녁을 적중하면서 잠자는 일본기업과 경제를 되살려내고 있다. 이제는 세번째 화살인 기업규제완화라는 대형 화살을 과녁에 맞추려고 공을 들이고 있다. 

일반의 예상을 뛰어넘는 부양조치가 일본경제를 살려내고 있다. 박근혜대통령과 최경환 2기 경제팀도 기존의 대책으론 현재의 디플레조짐의 경제를 살려낼 수 없다는 절박한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 찔끔찔금 대책으론 안된다.  뜨거운 솥단지를 식히려면 한두방울의 물을 부어선 언발에 오줌누기에 불과하다. 많을 물을 동시에 뿌려야 솥단지가 식는다. 경제부양카드도 마찬가지다. 발상의 전환이 시급한 상황이다.

최경환경제팀이 구상하는 경제회생을 위한 화살중 사내유보금 과세방안은 부러진 화살이 될 것이다. 오리혀 독이 묻은 화살에 불과해 과녁을 오염시키고, 황폐화시킬 것이다.

   
▲ 박근혜정부의 2기 경제팀을 이끌 최경환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기업들의 사내유보금에 대해 과세하는 방안을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사내유보금은 80%가량이 공장부지와 설비 연구개발등에 투입돼 있다. 그냥 현금을 100% 금고에 쌓아놓고 있는 게 아니다. 경제활성화와 성장제고, 투자와 일자리확충을 위해선 기업규제완화와 세제상의 감면 등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내정자가 국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물을 마시고 있다.

사내 유보금이 무엇인가. 단순히 기업들이 기업금고에 쌓아둔 현금이라고 보는 시각은 잘못된 것이다.  유보라는 단어가 삽입돼 있어 잘못 이해되고 있다. 사내유보금은 기업의 당기이익금 중 세금과 배당, 상여 등으로 지출된 금액을 제외한 뒤 사내에 쌓은 금액을 말한다. 그저 단순히 쓰고 남은 돈이 아니라 사업 확장, 영업 활동, R&D(연구개발)를 위해 기계, 설비, 건물, 부지 및 현금성 자산 등의 형태로 재투자되는 돈을 뜻한다.

삼성전자 현대차 LG전자 SK이노베이션 등 대기업들은 자산보다는 이미 공장, 기계, 설비 등에 다양한 형태로 투자돼 있다. 사내 유보금의 80% 이상이 투자 금액이고 현금성 자산은 많아야 20% 정도다. 사내 유보금이 증가했다고 해서 기업이 들고 있는 현금이 많아졌다고 무조건 비판해선 안 된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지 말아야
사내유보금에 대해 세금을 거두겠다는 발상 자체가 잘못됐다. 정부가  정말 해야 할 일은 기업이 투자를 시원하게 할 수 있게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정책적으로 사내유보금에 대해 과세하면 투자에 좋은 영향을 주지 않고 오히려 투자가 위축된다. 과세를 하면 배당액만 올리는 결과를 가져오는데 사내유보금이 많은 대기업들은 외국인 지분율이 높아 외국인 배만 채워주는 꼴이 자초하게 된다.

기업이 사내유보금을 어떻게 운영하든 그건 기업의 자유로운 경영활동이다. 무조건 과세해서 강제로 돈을 거둬 경기를 살리겠다는 생각은 무모하다. 관료들의 안이한 현실인식이다. 이런 정도의 잘못된 카드로 경제를 살리겠다는 것은 아베총리의 일본 부양책에 비해 한참 수준이 떨어진다.

자신의 삶의 터전인 초가삼간을 다 태운다는 말이 있다. 잘못된 정부 규제와 과세가 얼마나 위험한 경제 현황을 초래할 지 잘 꼬집어 주는 말이다. 내수경기 살리겠다고 초가삼간을 다 태워버리는 우매한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 빈대가 알아서 초가를 나갈 수 있게 하는 현명한 정책이 필요하다. 과세보다는 규제 완화를 통해 투자를 늘리는 기업들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이 더 필요하다. 규제와 세금보다는 인센티브와 규제완화가 더 바람직한 경기부양책이다. 최경환 경제팀은 아베의 일본부양정책을 좀 더 배워야 한다. /송덕진 자유경제원 제도경제실장. 미디어펜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