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대한항공·한진칼 경영참여 실익 보장 못해
기금운용에 대한 전문성·독립성 강화 방안 모색돼야
   
▲ 송영택 산업부장
[미디어펜=송영택 기자]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기업의 자율적 경영권을 옥죄려는 국민연금의 의사결정 방식에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내달 1일 대한항공과 한진칼에 대한 ‘경영참여’ 주주권 행사 여부 결정을 앞두고 금융위원회에 자본시장법에 따른 ‘10%룰’ 예외적용에 대한 유권해석을 의뢰했다. 

또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적용 여부와 범위 등을 가늠하기 위해 만든 전문가위원회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이하 수탁위)’를 지난 23일 개최한 데 이어 오늘(29일) 비공개로 2차 수탁위를 열었다.

‘10%룰’이란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변경할 경우 6개월 이내의 주식 매매에 따른 단기차익을 해당 회사에 반환해야 한다. 이렇게 된다면 국민연금 기금운용의 기본목적 중 하나인 수익률 확대를 포기하는 행위 일 수있기 때문에 신중한 고려가 필요하다. 

실제로 국민연금이 대한항공 주식투자를 통해 얻은 단기 매매차익은 △2016년 123억원 △2017년 297억원 △2018년 49억원 등 3년간 총 469억원에 달한다. 만약 국민연금이 ‘경영참여형’ 주주권을 행사했다면 469억원의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국민연금은 자본시장법 시행령 등을 고쳐서 단기 매매수익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할 수 있는 ‘꼼수’를 찾으려고 금융위에 유권해석을 의뢰한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또 지난 23일 1차 수탁위를 열어 대한항공과 한진칼에 대한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하지 않기로 결정 했음에도 불구하고, 재차 비공개 2차 수탁위를 열어 어떤 논의를 했는지에 국민적 의구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난 23일 공정경제 추진전략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정부는 대기업 대주주의 중대한 탈법·위법에 대해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를 적극적으로 행사해 국민이 맡긴 주주의 소임을 충실히 이행 하겠다"고 말한 것을 염두에 두고 2월 1일 열리는 국민연금 기금운용위가 대한항공과 한진칼에 대해 적극적 주주권 행사를 결정하는 데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열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런 우려가 실제로 전개될 경우 국민연금 기금운용위는 물론 수탁위 역시 국민적 비판과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임이 분명하다. 향후 국민연금을 여러개로 쪼개서 기금운용에 대한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하는 방향의 국민연금 개편요구에 직면할 것이 자명하다. 

국민연금은 기업 경영권 참여라는 괜한 유혹에서 벗어나 국민의 노후자금을 잘 관리하고 수익률을 높이는 전문성 강화에 집중하기 바란다. 문재인 정부도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사유가 기업의 경영 자유와 재산권을 침해 했기 때문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미디어펜=송영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