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부회장(SDJ코퍼레이션회장)이 최근 동생 신동빈 롯데그룹회장에게 2월초 설명절을 계기로 화해하자는 편지를 보냈다.
프라이버시가 유지돼야 할 형제간 사적 서신을 언론에 공개한 배경은 무엇인가? 그의 의도의 순수성을 의심케 한다. 다시금 여론전을 벌여서 경영권분쟁을 재점화하려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재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신동주(이하 DJ로 호칭)는 2015년부터 수년간 롯데경영권 분쟁을 주도했다. 신동빈회장의 경영권을 빼앗으려 일본주주들을 끌여들여 주총전, 소송전 등으로 괴롭혔다. 형제간 분쟁사태로 롯데그룹에 대한 대대적인 검찰수사와 신회장의 구속 및 집행유예 등이 초래됐다.
DJ는 5차례나 신 회장의 일본롯데홀딩스 이사해임을 노렸다. 하지만 일본롯데주주들의 비협조로 모조리 실패했다. 일본롯데주주들은 일관되게 신동빈회장을 지지했다. DJ는 심지어 지난해 6월 신 회장이 면세점특허 로비 혐의로 구속됐을 때도 동생의 이사해임을 추진했다. 일본롯데주주들은 신동빈 회장을 롯데그룹 총수로 변함없이 신임했다.
DJ는 부친 신격호 명예회장을 경영권 분쟁에서 이용했다. 그의 치매병력까지 노출시켜 거센 비판을 받은 것. 부친에 대한 불효 논란까지 초래했다.
DJ의 롯데흔들기 분쟁에서 그를 도와준 인물이 민유성 전 산업은행장(현 나무코프대표)이다. 민행장은 경영권 분쟁을 여론화해서 롯데를 최악의 위기로 몰아넣었다. 이 과정에서 외국기업 홍보대행업체 박수환 뉴스커뮤니케이션대표와도 긴밀한 협력을 유지했다. 박대표와 연관있는 홍보대행사는 언론사들과 연쇄접촉해 DJ와의 인터뷰를 성사시켜 신회장의 흠집을 내는 데 주력했다.
민씨는 DJ와 롯데경영권을 탈환하기위한 '프로젝트 L' 계약을 맺기도 했다. 이 계약을 통해 민씨는 롯데그룹을 일본기업으로 낙인찍는 프레임을 짜놓고 국부유출, 각종 탈세 및 비리행위를 찾아내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이 경영권을 상실하면 경영권을 배제키시고 DJ를 새로운 후계자로 추대하는 작전까지 수립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언론은 DJ를 도와 롯데흔들기에 나선 민씨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분쟁초기 민씨는 오랫동안 알고지내는 사이라고 해명했다. 한국말을 못하는 DJ를 도와줄 사람이 없는 상황에서 지원요청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민씨의 주장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밝혀졌다. DJ로부터 거액의 자문료를 받고 롯데경영권 분쟁을 부추긴 것으로 드러난 것. 민씨와 DJ는 현재 100억원대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민씨는 DJ로부터 받지못한 107억8000만원의 자문료를 달라며 손해배상청구소송을 하고 있다. 초기 경영권분쟁 시절 긴밀하게 협조했던 둘사이가 돈문제로 완전히 남남이 된 것이다.
민씨는 이미 DJ로부터 2015년 9월부터 2017년 8월까지 자문료로 180억원을 받았다. DJ는 2017년 8월 자문계약을 해지했다. 민씨는 잔여 계약기간 14개월치 자문료(용역비) 100억원을 추가로 달라며 법정공방을 지속하고 있다.
민씨는 지난 25일 법정에 출두해 롯데경영권 분쟁에 개입한 배경과 자신이 행했던 일들을 진술했다. 그의 진술내용은 충격적이고 놀랍다.
그의 진술을 보면 그동안 롯데흔들기는 그 목적이 정당하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는 국부유출 프레임으로 롯데그룹과 신 회장을 공격했다. 그 이후의 진행과정은 전혀 사실과 달랐다. 그는 한국롯데그룹의 대주주가 일본롯데홀딩스인 점을 들어 신 회장이 한일롯데경영을 하게 되면 국부유출이 일어날 것이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일본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은 국민감정을 경영권 흔들기에 최대한 끌어들였다.
일본롯데주주들은 그 이후 한국롯데경영에 간섭하지 않았다. 2016년 호텔롯데상장에 대해 주주동의서를 제출했다. 한국롯데경영에 무척 협조적이었다.
민씨가 추진한 것중 가장 논란이 되는 것은 창업주 신격호 명예회장과 신씨일가에 경영권을 돌려주려했다고 선전전을 벌인 것이다. 신 명예회장은 DJ가 본격적인 롯데흔들기에 나선 2015년이나 최근이나 치매 등 심신에 이상이 있는 상태는 변함이 없다.
정상적인 경영을 재개할 수 없는 90세가 넘은 신 명예회장에게 경영권을 돌려주려 했다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되레 정신상태가 정상적이지 않은 창업주를 이용하려 했다. 신 회장의 경영권을 빼앗으려는 DJ와의 자문계약에 따른 의도적인 창업주이용하기로 보일 뿐이다.
더욱이 민씨의 롯데흔들기로 인해 신 명예회장과 일가는 숱한 곤욕을 치렀다. 오너일가족에 대한 계열사 급여지급, 영화관매점 임대의혹 등으로 신 명예회장은 유죄판결을 받았다. 신 회장의누나 신영자씨도 면세점 입점비리가 불거져 구속됐다. 검찰은 대대적인 롯데그룹 수사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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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동주 전일본롯데부회장을 도와 롯데흔들기를 주도했던 민유성 전산업은행장이 최근 신동주와 100억원대 자문료 미납급 소송을 벌이고 있다. 민씨는 법정진술에서 롯데의 면세점 탈락과 호텔롯데 상장차질, 신동주의 롯데주식 매각을 통한 7400억원의 현금마련 등을 자화자찬했다. 국책은행장을 지낸 유력금융인이 롯데를 흔들어 심각한 경영타격을 입힌 것을 업적으로 진술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민유성씨(맨왼쪽)가 2015년 롯데경영권 분쟁을 주도하면서 신동주(가운데)와 상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 사진 |
신회장은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그룹을 대표하는 전문경영인이었던 이인원 부회장도 수사과정에서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했다. 신회장은 지난해 2심에서 다행히 집행유예로 풀려나 경영에 복귀했다.
롯데는 창업주와 오너일가가 줄줄이 사법처리되는 등 창사이래 최악의 시련을 보내고 있다.
민씨가 창업주 등 신씨오너일가에게 경영권을 되돌려주려 했다는 처음의 주장은 거짓말이자 궤변에 불과하다.
민씨가 법정에서 진술한 것중 가장 놀라운 대목은 롯데 경영권 분쟁을 공론화시켜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특허면허를 재취득하는 것을 저지했다고 자화자찬한 점이다. 아무리 DJ를 위해 일한다고 하지만, 롯데그룹의 핵심사업인 면세점사업자 탈락을 자신의 실적으로 자랑하는 것은 그의 사고와 판단력을 의심케 한다.
그는 면세점사업자 탈락으로 호텔롯데의 상장도 치명적일 것이라고 예견했다. 롯데 경영이 심각한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을 되레 자랑스럽게 말하는 는 민씨의 진술은 커다란 충격을 준다.
민씨는 DJ에게 롯데그룹 주식 우선매수청구권행사를 하도록 조언했다고 했다. DJ는 실제로 2017년 9월 롯데지주회사의 출범을 앞두고 자신이 갖고 있던 롯데쇼핑, 롯데칠성음료, 롯데푸드, 롯데제과지분을 거의 매각했다. 매각으로 7400억원의 현금을 챙겼다. DJ의 롯데주식매각은 최악의 해사행위로 보인다.
그동안 롯데흔들기와 신 회장과의 경영권 소송전이 롯데를 위한 것이 아닌 것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사익을 챙기려는 의도가 강했음을 보여줄 뿐이다.
DJ는 경영권 분쟁과정에서 부친 신 명예회장을 위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중국사업에서 조단위 부실을 초래한 신 회장을 해임하고 자신이 롯데경영에 복귀하는 것이 순리에 맞다고 강변했다. 롯데주식 매각은 그동안의 해명이 전혀 사실과 다른 것임을 드러냈다. 더욱이 지주사 설립과정에서 계열사 보유주식을 매도한 것은 롯데주식가치를 떨어뜨리는 해사행위에 가까웠다.
그가 내세웠던 대의명분이 모두 사실이 아니었음을 만천하에 알렸다. DJ의 언행에 대한 신뢰는 급전직하했다.
민씨는 국책은행 산업은행장까지 역임했다. 그가 재계5위 글로벌기업 롯데의 경영권분쟁에 끼어들어 거액의 자문료를 챙기고, 추가적으로 달라는 소송까지 벌이고 있다. 그의 행태에 대해 이해하기 힘들다는 시각이 많다.
롯데흔들기 과정에서 보여준 그의 거짓말은 들통이 났다. 그는 신 회장이 의도적으로 신명예회장을 사실상 감금하고 감시한다고 여론을 호도했다. 이 거짓말로 민씨는 500만원의 벌금형을 받았다.
그는 고객인 DJ를 사주해 롯데오너일가 및 그룹임직원들에게 극심한 고통을 안겨줬다. 롯데는 수년째 시련의 터널을 지나고 있다. 검찰수사와 재판,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인한 마트사업 철수, 롯데월드타워면세점 특허 탈락, 호텔롯데 상장 지연, 해외 기업인수합병 차질 등...
민씨가 법정진술에서 롯데가 창사이래 최악의 수난과 시련을 당하고 있는 것을 자신의 업적으로 내세우는 것에 대해 13만명의 롯데 임직원들은 분노하고 있다. 전직 국책은행장의 비이성적인 인식수준과 편협함에 안타까움을 느낀다.
롯데는 더 이상 형제간 분쟁에 휘말려 글로벌 그룹으로 도약하는 호기를 놓쳐서는 안된다. 한일롯데주주주로부터 외면받아온 DJ는 이쯤해서 자중자애해야 한다. 신 회장은 주주들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 DJ가 아무리 흔들어도 신회장 경영리더십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DJ는 창업주의 명예를 더 이상 떨어뜨리지 말아야 한다.
DJ가 신 회장에게 보낸 편지를 공개하는 것을 보면 여전히 롯데흔들기를 지속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매우 안타깝다. 그가 이성적인 판단을 했으면 한다. 돈만 주면 악마의 하수인도 마다하지 않는 소송대리인도 더 이상 나오지 말아야 한다. /미디어펜 사설
[미디어펜=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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