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금융권의 전망이 우울하다. 금융산업의 이익 효자였던 은행업은 규제 정책에 따라 대출 영업에 제한이 걸렸고, 금융업 진입 규제가 대폭 완화돼 금융사 간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수 십년 간 유지해왔던 영업 관행이 어려워지자 올해 5대 금융지주 운용 자산의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리밸런싱'을 경영 과제에 전면 도입한 상태다. 가계대출 영업 전략을 기업금융 확대로 바꾸고 비은행 부문의 자산 비중을 끌어올려 비이자이익을 늘리겠다는 목표다. 미디어펜은 '리밸런싱 2019'를 통해 금융사들이 위기 속에서 찾은 대안과 그동안의 한계점에 대해 짚어봤다. <편집자 주>

[미디어펜=박유진 기자] 올해 우리금융지주는 대형 그룹사로 거듭나고자 적극적으로 인수합병(M&A)을 시도할 예정이다.

지주사 전환 이전까지는 장시간 정부의 소유 하에 있어 건전성 유지 위주로만 영업을 꾸려왔다면 올해부터는 비은행 부문을 적극 늘려 자산과 비이자이익을 일시에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그룹 자산 비중에서 비은행 부문을 장기적으론 40%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우리금융은 M&A 매물을 적극 탐색 중인데 자기자본비율(BIS) 유지에 걸림돌이 될 수 있어 소형 매물 위주로 인수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 서울시 중구 소재 우리금융지주 모습/사진=우리은행 제공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M&A 유력 매물로는 자산운용사가 꼽힌다. 현재 시장에 나온 매물은 동양자산운용, ABL글로벌자산운용, 하이자산운용 등이 거론되고 있다. 저축은행의 경우 아주캐피탈 지분 추가 인수를 통해 해결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은행이 사모펀드(PEF)인 웰투시제3호사모투자합자회사를 통해 아주캐피탈의 지분 일부를 간접 보유 중이기 때문이다. 웰투시제3호가 2017년 7월 아주캐피탈 지분 74.03%를 인수할 때 우리은행은 웰투시에 1000억원을 투자해 웰투시의 지분 50%를 확보했다.

아주캐피탈은 아주저축은행을 100% 자회사로 둔 곳이고 나머지 지분에 대해서는 우리은행이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겸 우리은행장은 지난 14일 열린 지주사 출범식에서 "비은행 부문에서 적극적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기 위해 우선적으로는 자산운용사와 부동산신탁사, 저축은행 등 규모가 작은 금융사를 인수할 방침"이라며 "규모가 있는 것 중 직업 인수가 어려운 매물에 대해서는 다른 곳과 같이 참여해 지분을 가지고 있다가 내년에 자본비율을 회복하면 50%를 인수하는 방식도 고려 중"이라고 설명했다.

M&A와 함께 손자회사로 남아 있는 우리카드와 우리종금 등을 계열사로 편입하는 과제도 함께 추진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의 주식은 다음달 우리금융지주 주식으로 변경 상장될 예정인데, 주식교환 이슈에 따른 오버행(Overhang) 문제가 불거질 수 있어 주가 안정 제고 차원에서 지분 일부를 현금으로 매입하는 방식 등을 고려 중이다.

이 문제가 해결되면 예금보험공사가 가지고 있는 18.4% 지분에 대해서도 매각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 자료=신한금융투자 제공


손 회장 또한 지주사 출범식에서 "우리카드와 우리종금을 가능하면 상반기 안에 지주사에 편입시킬 예정"이라며 "오버행 이슈에 따라 지주사 주식이 늘 것을 대비해 카드는 50% 지주사 주식, 50% 현금 매입 방식을 생각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우리은행이 보유한 종금 지분 59.8%를 현금 매입하여 자회사로 편입시킬 것으로 보인다"며 "그 이후 손자회사로 남게되는 우리카드의 경우 현금 매입 및 지주와의 주식 교환을 통해 자회사화 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올해 우리금융은 5대 시중은행 가운데서는 가장 늦게 지주사로 출범한 만큼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다음과 같은 과제를 제시했다. 고객 중심 마케팅 강화, 자산관리 역량 강화, 투자금융 집중 육성, 글로벌 금융시장 제패, 디지털 혁신 주도, 리스크 관리 등이다.

손 회장은 지난 26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경영전략회의'에서 이같은 사항을 재차 당부했다.

그는 "흔적만으로도 다른 동물들에게 두려움을 주는 사자처럼, 경쟁 금융그룹을 압도하는 최고의 역량을 발휘하자"며 "각 계열사 모두 각자의 위치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해 1등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자"고 주문했다. 이는 수학자 베르누이와 뉴턴의 일화에서 유래한 '발톱자국만 보아도 사자임을 알겠다'는 영국 격언을 인용한 발언이다.

또 자산 비중의 99%를 차지하고 있는 은행의 경우 올해 가계부채 규제에 따른 예대마진 축소를 우려해 기업금융 위주로 성장 동력을 마련키로 했다. 대출 자산 목표 성장률은 전년 대비 1% 하향 조정한 4%로 설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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