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하늘 기자] 금융감독원 공공기관 지정이 최종 제외됐다. 감독기관을 공공기관으로 들이는 것에 대한 부담이 크게 작용했던 것으로 비춰진다.
금감원 입장에선 우선 큰 고비 하나를 넘긴 셈이지만 3급 이상 간부를 35% 이하로 5년 내에 감축해야 하는 등 인적 쇄신 해결방안에 몰두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인적 쇄신과 함께 뒤따라올 수밖에 없는 인사 적체에 대한 내부적 불만도 무시할 수 없어 금감원장의 안팎조율 능력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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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미디어펜 |
30일 오후 구윤철 기획재정부 2차관 주재로 진행된 공공기관운영위원회 결과, 공공기관 지정 대상에서 금감원이 만장일치로 제외됐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해 1월 자체 개선을 조건으로 1년 유예 판정을 받았다. 당시 공운위는 △채용비리 근절 △공공기관에 준하는 경영 공시 △채용 비리 개선 조치 △상위 부처(금융위) 경영평가 △감사원이 지적한 방만한 조직 구조 개편 등의 이행을 요구했다.
1년 후 개선이 미흡하면 금감원을 2019년 공공기관으로 지정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기재부에서 올초부터 금감원 공공기관 지정에 대한 강한 압박을 이어오자 금감원은 5년 안에 40%가 넘는 1~3급 직원 비중을 35%까지 축소하겠다는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현재 금감원의 3급 이상 직원은 851명으로 전체 직원의 43% 수준이다. 기재부의 주문에 따르면 앞으로 5년간 약 160명을 내보내야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봤을때 민간기관으로 통하는 재취업길도 막힌 상황에 명예퇴직 제도도 없기 때문에 직원수를 급격하게 다이어트하는 것은 무리가 뒤따를 수밖에 없다.
또한 내부적으론 인사 적체로 인해 불만이 고조된 상황에서 상위직 비중까지 급격히 낮아진다면 정상적인 조직 운영이 힘들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금감원의 역삼각형 조직 구조는 과거 저축은행 사태, 카드 사태 등 각종 금융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변호사나 회계사 등 전문 인력을 충원하라는 정부의 요구를 수용한 결과다.
내부에선 정부 지시를 따르다 인사 적체가 발생했지만 공공기관 지정을 빌미로 갑작스런 인력 구조조정을 강행해야 한다는 것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에 윤석헌 금감원장의 내부 조율 능력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외부에서 타오르던 불은 꺼뜨렸지만 내부에서 새어나오는 연기를 어떻게 잠재울 것인지가 윤 원장의 능력에 달린 것이다.
우선 금감원은 조직 전체가 어려움에 직면해있는 만큼 불만을 드러내기 보단 선결적으로 해결해야하는 문제들부터 풀어나가야 할 분위기로 가닥을 잡은 듯 보인다.
한 금감원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도 인사 적체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없을 순 없다”며 “다만 금감원 전체가 어려움에 직면해있는 만큼 내부적으로 단결된 움직임을 외부에 보여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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