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금융권의 전망이 우울하다. 금융산업의 이익 효자였던 은행업은 규제 정책에 따라 대출 영업에 제한이 걸렸고, 금융업 진입 규제가 대폭 완화돼 금융사 간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수 십년 간 유지해왔던 영업 관행이 어려워지자 올해 5대 금융지주 운용 자산의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리밸런싱'을 경영 과제에 전면 도입한 상태다. 가계대출 영업 전략을 기업금융 확대로 바꾸고 비은행 부문의 자산 비중을 끌어올려 비이자이익을 늘리겠다는 목표다. 미디어펜은 '리밸런싱 2019'를 통해 금융사들이 위기 속에서 찾은 대안과 그동안의 한계점에 대해 짚어봤다. <편집자 주>

[미디어펜=박유진 기자] "휴매니티(humanity)를 기반으로 미래에는 데이터를 활용해 손님에게 최고의 경험을 선사하겠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지난해 10월 인천광역시 청라 소재 그룹 통합 데이터센터에서 '디지털 비전 선포식'을 치룬 뒤 이같이 다짐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래 성장 동력으로 '혁신'을 내세운 하나금융은 최근 전 업무에 걸쳐 디지털화를 구축 중이다. 지난해부터는 그룹 내 글로벌 디지털 사업인 '글로벌 로열티 네트워크(GLN·Global Loyalty Network)'를 속도감있게 추진 중이다.

GLN은 글로벌 통합 결제 플랫폼을 뜻한다. 전세계 금융사, 유통사, 포인트 사가 각자 운영하고 있는 디지털 플랫폼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해 포인트, 마일리지와 같은 디지털자산이나 전자화폐를 서로 자유롭게 교환하고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사업이다.

지난 2017년 11월 컨소시엄을 첫 구성한 뒤 일본과 대만, 중국, 인도네시아 등과 제휴를 확대했으며 지난해 2월에는 오라클과 협업해 블록체인, 멤버십, E-Money, 인공지능(AI) 등 신기술 영역을 함께 연구 개발 중이다.

하나금융은 오는 2020년까지 '디지털 기반 정보회사'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라 GLN을 중심으로 블록체인 사업에도 적극 뛰어들고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올해 안에 중국과 일본 등 5개국에서 지급결제나 쿠폰몰 등의 형태를 띈 서비스를 실시할 예정"이라 "GLN을 구축하면서 확보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블록체인 기반의 신규 서비스도 사업모델을 구체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 지난 26일 광장동 그랜드 워커힐에서 열린 '하나금융그룹 출발 2019' 행사의 모습. 이날 하나금융은 올해 5대 주요 경영 과제로 디지털 글로벌 협업 휴매니티 희생으로 새로운 도약을 꼽았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사진 왼쪽에서 두번째)과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사진 왼쪽에서 세번째)의 모습/사진=하나금융 제공


최근 금융권은 핀테크(Fin-Tech) 활성화와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등으로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어 기존 금융사들도 디지털 사업 추진에 적극 나선 실정이다.

하나금융의 경우 국내 금융지주사 가운데서 유일하게 은행·증권·카드 등 모든 계열사의 인적·물적 정보기술(IT) 인프라를 한 곳에 모은 통합데이터센터를 세우기도 했다. 이 센터에서 모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손님에게 편의성과 기쁨을 줄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디지털 사업과 함께 90%에 달하는 은행 의존도를 벗어나고자 인수합병(M&A) 움직임에도 나서고 있다.

하나금융은 롯데카드 예비입찰전에 뛰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카드를 기존 하나카드와 흡수합병해 외형을 키운다는 계획이다. 현재까지 비은행 의존도가 연초 금융지주사로 새롭게 출발한 우리금융지주와도 비슷한 수준이라 M&A에 적극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

   
▲ 자료=신한금융투자 제공


올해 초 우리금융이 새롭게 출범한만큼 3위권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라 더욱 M&A에 집중할 확률이 높다.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의 경우 1조7576억원을 기록해 KB금융, 신한금융, 우리은행의 뒤를 이어 4위권을 차지했던 상황이다.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하나금융의 지난해 4분기 지배주주 순이익 전망치는 3533억원으로 집계된다.

[미디어펜=박유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