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뛰는 집값을 잡고 서울 인구를 분산시키기 위해 ‘3기 신도시’를 발표한지 한달이 지났다. 6만6000가구가 들어서는 남양주 왕숙 1·2지구 부지부터 하남(교산) 과천(과천) 계양(테크노벨리)까지 4개 지역 주민들은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교통망이 조성되는 3기 신도시 개발 계획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반대’와 ‘환영’이 교차하던 이들 지역을 1개월 만에 다시 찾았다. <편집자주>
[3기신도시 지정 한달-인천 계양④]“아파트 남았나요” 3주만에 문의 증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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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2일 인천 계양구 귤현동 272-2번지 일대 현대아이파크아파트 단지가 길게 늘어서있는 모습. /사진=미디어펜 |
[미디어펜=최주영 기자]지난 12일 오후 인천구 계양 박촌동 한 중개업소. 평일 오후임에도 벽 한쪽에 붙은 개발도를 보며 상담하는 방문객이 몇명 눈에 띄었다. 이 중개업소 대표 천모씨는 "계양이 3기 신도시로 지정된 이후 하루 150통까지 전화를 받기도 한다”며 “수개월간 거래되지 않던 아파트 매물도 발표 이후 몇일만에 거래될 정도로 조짐이 보인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계양 신도시는 박촌동, 귤현동, 동양동 일대 335만㎡ 면적에 약 1만7000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부동산 업계는 계양신도시가 입지나 교통 등에서 바로 옆 2기신도시 검단보다 뛰어나지만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평가돼 온 점이 투자수요를 부추기고 있다는 반응이다.
“아파트 남았나요?” 3주만에 문의 증가세
특히 박촌동, 동양동의 입주 5년차 미만 새 아파트 집값 상승률이 높은 편이다. 박촌동 계양센트레빌은 매수호가가 최근 4000만원까지 뛰었다. 박촌동 B중개업소 윤모씨는 “매주 가격이 오르고 있다”며 “집도 안 보고 계약금부터 넣겠다는 사람도 있다 보니 집주인들도 호가를 1000만~2000만원씩 상향한다”고 전했다.
인근 귤현동과 동양동 아파트들은 3.3㎡당 가격이 1300만~1400만원 수준에 머물고 있다. 윤씨는 “30평형대 아파트값이 4억원인데 평당가가 1500만원까지 오르고, 주민들의 교통분담금까지 더할 경우 5억원을 훌쩍 넘는다”며 “갭투자를 고려한다면 지금이 적기”라고 귀띔했다.
계양신도시 분양시기는 오는 2021년 이후로 예정돼 있어 입주가 시작되는 6년후 시세는 더욱 높아질 것이란 전망도 우세하다.
다만 매수자와 매도자간 거래가 비밀리에 진행되다보니 눈에 띄게 거래량이 많지는 않다. 천씨는 “어제 3억원에 거래된 동양동 주공아파트는 매수문의가 빗발치는 가운데 ‘최대한 소문 안나게 거래해달라’는 집주인의 요청에 팔기까지 애를 먹었다”며 “저마다 사정이 달라 특별한 상황이 아니라면 공개하는 경우가 드문 편”이라고 말했다.
“4년후 입주 가능할까” 토지보상 해결 숙제
계양 테크노밸리단지가 조성될 동양동은 화훼용 비닐하우스나 창고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김포공항IC 방향 반대편의 동양동 및 귤현동은 그린벨트가 길게 늘어서 있다.
계양 일대 공인중개소에 따르면 동양동 토지 시세는 맹지(도로에서 멀리 떨어진 아직 개발되지 않은 땅)가 3.3㎡당 50만~60만원, 도로변은 80만~90만원 가량으로 택지는 기본이 100평, 전답 및 임야는 1200평 수준으로 거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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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양테크노벨리 단지가 들어설 인천시 계양구 동양동 186-11번지 일대 모습. 대부분 화훼용 비닐하우스나 창고로 조성된 하나의 대단지를 이루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
이 곳은 토지보상금이 적지 않을 것으로 기대되면서 시세를 묻거나 매물 동향을 알아보러 나오는 투자자가 있는 편이다. 농지 인근 D중개업소 김모씨는 “사달라는 사람이야 많지만, 놔두면 오를 거라는 걸 아는데 누가 땅을 팔려고 하겠나”라며 손사래를 쳤다.
지역주민들은 3년 전 인근에서 토지보상이 진행된 서운산업단지의 보상금이 3.3㎡당 70만~130만원대였다는 사실을 근거로 계양 신도시는 이보다 높게 책정될 것으로 기대한다. 김씨는 "테크노밸리단지 조성되면 입주가 4~5년 안에 진행된다고 들었다"며 "내년 상반기 시작하는 토지보상금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신도시 조성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최근 발표된 공시지가 상승률이 크게 높지 않다는 점은 변수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3기 신도시 예정지 중 계양지구 상승률이 가장 낮은 만큼 공공택지 (토지)보상금 논란이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국토부 관계자는 "토지 보상금은 표준지 공시지가를 바탕으로 하지만, 거래 시세나 선례를 반영해서 최소한 정당한 보상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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