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분쟁·세계 경제 침체 등 악재 직면
사업 역량 강화·신성장동력 발굴로 돌파 모색
[미디어펜=나광호 기자]미중 무역분쟁 및 세계 경기 침체 전망 등 악재에 직면한 종합상사들이 돌파구 마련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3.5%로 전망했다. IMF는 앞서 지난해 10월 전망치를 3.9%에서 3.7%로 내렸으나, 3개월 만에 또다시 낮춘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 역시 3.7%에서 3.7%로, 세계은행(WB)도 3.1%에서 3.0%로 하향 조정하는 등 어두운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

이는 지난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26년 만에 최저로 떨어지고 유럽연합(EU) 역시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미국마저 성장률 둔화가 점쳐진데 따른 것이다. 미 금리인상과 미중 무역분쟁이 신흥국 위기론을 재점화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종합상사업체들의 수난이 예상됐으나, 지난해 SK네트웍스를 제외한 4곳(포스코대우·삼성물산 상사부문·현대종합상사·LG상사)이 매출 성장을 기록하면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현대종합상사의 경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8.6%, 포스코대우도 17.8% 늘어났다.

   
▲ 포스코대우 미얀마 가스전 플랫폼 전경/사진=포스코대우


포스코대우는 그룹 차원에서 집중 육성을 결정한 액화천연가스(LNG)사업과 식량 사업을 통한 실적 향상을 모색하고 있으며, LNG사업은 밸류체인 확장을 통한 'Gas to Power' 종합 사업을 확립한다는 전략이다. 포스코대우는 지난해 LNG트레이딩부문에서 2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린 바 있으며, 미얀마 가스전과 파푸아뉴기니 POM 및 LAE 등을 통한 에너지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브루나이 국영 자원개발업체인 페트롤리움 브루나이와 LNG 밸류체인 사업 협력 관련 MOU를 체결한 데 이어 지난 19일 관련 워크숍을 통해 청사진 구체화 작업에 나섰다. 이번 사업은 브루나이 안팎에서 광구를 공동 탐사하고 개발하는 한편, 포스코대우가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심해 광구 개발 협력 등을 내용으로 한다.

지난해 8월 베트남 최대 곡물 유통사인 떤롱과 트레이딩 물량 및 품목 확대를 골자로 하는 MOU를 체결한 데 이어 지난 13일 우크라이나 물류업체인 오렉심그룹 지분인수 계약을 맺으면서 국내 최초로 해외 곡물 수출 터미널 운영권을 확보하는 등 식량사업에서도 확장을 이어가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옥수수와 밀 수출에서 각각 세계 4위와 6위에 올라있는 식량 강국이다.

삼성물산은 철강재와 화학제품을 중심으로 유럽·동남아·남미 등을 연결하는 '삼국 간 거래' 비중을 높이고 있다. 삼국 간 거래는 차익을 거두고 용이하고 환리스크 및 무역마찰 등을 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사우디 쿠라야복합화력, 강원도 강릉안인화력, 인도네시아 칠라마야 복합화력플랜트 공사를 따낸 바 있으며, 캐나다 온타리오 지역에서 진행 중인 풍력발전사업과 태양광 및 에너지저장시스템(ESS) 등 재생에너지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는 등 '에너지 디벨로퍼'로의 도약을 추진하고 있다. 

   
▲ LG상사 해외 투자 사업장 연수에 참가한 사원들이 인도네시아 GAM 석탄 광산 현장에서 도면을 확인하며 채굴 계획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LG상사


현대종합상사는 철강 및 자동차가 주력 제품이었으나 슬라브와 지폐용지 등 반제품이 비중 확대를 통한 틈새시장 공략을 노리고 있으며, 예멘 내전 종식에 따른 예멘 LNG 개발 사업 재개를 기대하고 있다. 최근 프놈펜에 캄보디아 최초로 검역시설을 보유한 농산물유통센터를 짓기도 했다.

베트남 석유자산 생산량 감소를 우려해 관련 비용을 선반영하면서 영업이익이 하락한 LG상사는 물류부문의 선전을 이어가는 한편, 석탄·팜·발전사업에 대한 경영자원 집중투입을 통해 밸류체인을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번달에는 본사를 LG광화문빌딩으로 이전, 이 빌딩에 있는 물류 자회사인 판토스와의 시너지 강화도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기존 자원개발 부문과 연계 가능한 신규 자산 인수합병(M&A)를 검토하고 있으며, 지난해 11월 인니 바리또퍼시픽의 팜 농장 두 곳을 인수하면서 식량사업 경쟁력도 제고했다. 이 농장들의 허가면적은 각각 8000ha·1만7000ha로, 자체 팜 오일 생산설비를 갖춘 것이 특징이다.

SK네트웍스는 그룹에서 주목하고 있는 모빌리티사업 및 차량·가전 렌탈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3000억원을 투자해 AJ렌터가 인수를 추진하고 있으며, 2017년 인수한 SK매직 역시 렌탈 계정 증가 및 광고비 감소 등 실적 개선 요소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의 상사는 연필깎이에서부터 인공위성까지 판다는 이미지가 있었으나, 체질 개선 및 불황 극복 등을 위해 '선택과 집중'을 하고 있다"며 "고부가가치 사업부문 역량 확대 및 신시장 개척 등으로 수익성을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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