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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이노베이션 헝가리 코마롬 전기차배터리 공장 조감도./사진=SK이노베이션 |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유럽연합(EU)의 전기차배터리 시장이 오는 2025년 320조원 가량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가운데 SK이노베이션과 삼성SDI가 헝가리 내 생산력을 강화, 유럽 시장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유럽 제2 배터리 공장 건설에 9452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 공장은 헝가리 코마롬에 건설되고 있는 1공장 부지내에 연면적 3만5000평 규모로 조성되고, 이번달 착공에 들어가 2020년 상반기 준공 이후 설비 안정화·시운전·인증 등의 과정을 거쳐 2022년 초부터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코마롬은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 북서쪽 110km 가량 떨어진 곳에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앞서 지난해 3월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시야르토 피테르 헝가리 외교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1공장 기공식을 개최할 당시 동유럽 국가들을 후보지로 검토한 결과 코마롬의 입지 및 경제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보여 이같이 결정했으며, 2022년까지 총 8402억원을 분할출자 형태로 투자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제2공장이 완공되면 생산기지가 국내 서산·유럽 헝가리·중국 창저우·미국 조지아 등 다섯개로 늘어나게 되며, 2022년 생산력이 20GWh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30kWh 전기차 기준 67만대 분량에 달한다.
또한 "유럽 자동차 산업은 세계 자동차 시장을 전기차 중심으로 전환하는데 앞장서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급성장하고 있는 유럽 전기차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 입지를 강화해 정면승부를 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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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SDI 헝가리 공장 전경 /사진=연합뉴스 |
삼성SDI도 지난해말 진행된 이사회를 통해 헝가리 공장 생산력 확대에 5600억원 규모의 추가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앞서 투자된 4000억원 가량을 더하면 총 1조원을 이 공장에 쏟은 셈이다.
부다페스트 인근 괴드 지역에 위치한 이 공장은 2016년 착공됐으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 가동에 돌입했다. 생산력은 전기차 5만대 분량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삼성SDI는 지난해 4월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로 삼성물산 지분 전량(404만2758주)을 매각, 5800억원 가량의 재원을 확보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2월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으로 새로 순환출자가 형성된 삼성SDI의 삼성물산 주식을 같은해 8월26일까지 처분하라고 통보했다.
한편 이들 업체가 헝가리를 유럽 시장 공략의 전초기지로 삼은 것은 입지 외에도 정부 차원의 인센티브와 낮은 임금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헝가리의 법인세는 9%로 낮은 수준이며, 투자기업은 법인 설립 이후 10년간 최대 80%의 법인세를 돌려받을 수 있다.
총 투자액이 2000만유로(약 257억원)를 넘을 경우 △신규 고용 △투자 목적 △입지지역 등에 따라 'VIP 현금지원' 혜택도 누릴 수 있으며, 낙후된 지역에 투자할 경우 타 지역 대비 높은 인센티브 비율도 장점이다. 실제로 코마롬 공장에 다녀온 한 업계 관계자는 "주변에 아무것도 없어서 휑하다"는 평을 남기기도 했다.
고용 인원별 지원(최대 200만유로)도 받을 수 있으며, 동유럽 기준에서도 낮은 편에 속하는 최저임금도 강점으로 꼽힌다. 지난해 기준 헝가리 최저임금은 한 달에 13만8000포린트(약 54만원)로, 한국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업계 관계자는 "공장 건설은 장기간에 걸친 프로젝트로 유치에 대한 관심을 인센티브로 표현하는 지역에서 이뤄질 공산이 크다"며 "지역 뿐만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도 제도개선 등을 통해 이를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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