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맞춤 전략과 시너지 확대…구 회장 경영 철학 뚜렷해 질 듯
권영수 부회장 역할도 주목…‘이사회 독립성 강화’ 역행 지적은 무리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구광모 회장 취임 후 처음 열리는 LG 계열사 정기 주주총회에 재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뉴 LG’ 시대를 위한 구 회장과 그룹의 밑그림이 드러날 수 있다는 이유다. LG는 정기 주총을 통해 계열사별 역량 강화와 시너지 확대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LG의 상장 계열사 12곳 중 9개 회사가 14∼15일 주총을 열고 지난해 실적 승인, 이사 교체, 정관 변경 등의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 구광모 (㈜LG 대표이사 회장 /사진=LG 제공

이번 주총을 통해 LG는 구 회장 체제의 안정화와 미래경쟁력 확보를 동시에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계열사별 맞춤 경영전략을 추진하고, 유기적인 사업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

구 회장의 경영 철학도 더욱 뚜렷하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격식에 얽매이지 않고, 소통을 중요하게 여기는 구 회장이 취임 후 잇달아 기술과 인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향후 각 계열사들도 실용주의를 바탕으로 기술·사업 경쟁력 강화에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LG의 ‘키맨’으로 권영수 부회장의 역할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7월 LG유플러스에서 지주사인 ㈜LG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자리를 옮긴 권 부회장은 올해부터 LG전자 이사회 의장을 맡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권 부회장은 LG디스플레이, LG화학 등 핵심계열사를 두루 거치며 사업경쟁력을 제고하는 등 능력을 인정받아 왔다. 앞으로 구 회장을 도와 성장동력 강화 등 LG의 미래 청사진을 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재계 일부에서는 LG의 이사회 독립성 강화 의지에 물음표를 달고 있다. LG하우시스와 LG상사 등에서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임할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최근 삼성과 SK 등 주요 그룹사들이 ‘대표이사-이사회 의장 분리’를 통해 이사회 독립성 강화하는 상황에서 LG가 흐름에 역행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여의도 LG 트윈타워 전경 /사진=미디어펜

LG하우시스는 ‘대표이사로 선임된 이사는 (이사회) 의장이 될 수 없다’는 기존의 정관 문구를 삭제하는 안건이 상정됐다. LG상사는 이번 주총에서 윤춘성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한 뒤 이후 별도 이사회를 거쳐 이사회 의장을 맡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일부 계열사의 ‘대표이사-이사회 의장 겸임’을 LG 전체로 확대해석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더 우세하다. LG전자는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할 예정이고, LG화학과 LG유플러스은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임하지 않고 있다.

재계에서는 LG가 맞춤형 경쟁력 강화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력 계열사의 경우 대표이사가 경영에만 집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급변하는 시장에 대응하고, 비주력 계열사는 빠르게 체질을 강화하기 위해 대표에게 권한을 더 부여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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