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고 학생들 어쩌라고?, 학교와 아이운명 흔들어도 되나

   
▲ 김정호 프리덤팩토리 대표

김정호 프리덤팩토리 대표는 23일 "학생과 학부모가 원하는 교육을 시키는 자사고를 없애는 것은 부도덕하다"면서 "헌법소원등을 통해서 자사고를 지켜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호 대표는 이날 자유경제원이 주최한 <자사고 수난시대, 교육경쟁력은 어디로>라는 긴급 정책 토론회에서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강조했다. 다음은 김정호 대표의 주제발표문 전문이다.

자사고를 폐지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자사고는 말 그대로 자립형 고등학교다. 스스로의 힘으로 재원을 조달하고 스스로 결정하는 학교다. 자립은 장려되어야 할 가치인데, 교육의 수장이라는 사람이 자립을 탄압하고 의존적인 학교만 양산하려고 한다.

우선, 그 학교에 다니던 학생들은 어쩌라는 건가. 또 자사고 정책에 따라 모든 것을 구축해온 그 학교들은 어쩌라는 건가. 학교의 운명을, 그리고 아이들의 운명을 이렇게 교육감 마음대로 쥐고 흔들어도 되는 건가. 사립학교는 교육감의 것이 아니다.

자사고 때문에 일반고가 힘들어진다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슬럼화된다고 말하기도 한다. 자사고 때문에 일반고선생님들이 심리적 압박을 받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 그런데 그것은 자사고의 잘못이 아니다. 일반고가 심리적 압박을 받는 이유는 자사고가 학생들 교육을 잘시키기 때문이다.

학생과 학부모가 원하는 교육을 시키기 때문에 학생들이 자사고에 서로 들어가고 싶어 줄을 서는 것이다. 그것 때문에 일반고가 힘들어질 수 있지만, 그것은 잘하는 자사고가 아니라 일반고의 문제다. 일반고의 교장과 교사들이 더욱 분발해서 학생들이 자사고 보다 일반고를 더 가고 싶게 만들 책임이 있는 것이다. 잘 하는 사람, 열심히 사는 사람을 끌어내리는 것은 부도덕하다. 일반고가 힘들어지기 때문에 자사고를 폐지한다는 것도 부도덕하다.

시민단체들이 나서서 자사고를 특권학교라 비난하고 있다. 잘못된 일이다. 자사고는 특권을 누리고 있는 것이 아니다. 자사고는 그야말로 ‘자립형’ 사립고등학교다. 학부모들이 자기들 스스로 교육비를 부담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당연히 무엇을 할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권리도 생기는 것이다. 또 학부모들이 자기 돈을 부담하다 보니 관심도 많기 마련이고, 그러다 보니 교사들도 부담을 느껴서 열심히 할 수밖에 없다. 자립은 특권이 아니다. 성숙한 나라의 성숙한 국민이 취해야 할 마땅한 행동이다.

   
▲ 진보교육감들이 자사고를 폐지하려는 것은 부도덕하다. 학생들이 서로 가려고 경쟁하는 자사고를 왜 폐지하려 하는가? 자사고는 학교재정을 자체적으로 해결한다는 점에서 오히려 나라재정 부담을 줄여주는 장점이 있다. 일반고 예산을 빼앗아 혁신학교에 몰아주는 것도 문제다. 국민세금으로 혁신학교에 특혜배정하는 것은 일반학교를 죽이는 행태다. 자유경제원이 23일 <자사고 수난시대, 교육경쟁력은 어디로>라는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갖고 있다. 왼쪽부터 김정호 프리덤팩토리 대표, 이원우 미래한국 편집장, 최승노 자유경제원 부원장, 전희경 자유경제원 사무총장.

좌파 교육감들의 역점 사업인 혁신학교가 오히려 특권학교이다. 혁신학교는 다른 학교들보다 예산도 많고, 교사들의 업무량도 작고, 자율권도 많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사실은 그 모두가 국민의 세금으로 이루어진다. 정해진 교육예산에서 혁신학교가 많이 가져갈수록 다른 일반고의 예산은 줄어든다. 말하자면 좌파교육감들은 일반고의 예산을 뺏어서 혁신학교에 몰아주고 있는 것이다.

반면 자사고의 예산은 학부모들이 부담하기 때문에 얼마를 쓰든 다른 일반고들과 무관하다. 그러니까 특권학교라고 비난할 거면 자사고가 아니라 혁신학교를 비난해야 한다. 뭔가를 폐지하고 싶다면 자사고가 아니라 혁신학교를 폐지하는 것이 맞다.

스웨덴을 배울 필요가 있다. 스웨덴에서는 어떤 고등학교를 갈지 학생들이 선택한다. 중요한 것은 공립학교조차도 학생들의 선택을 받지 못하면 예산이 없다. 국가가 교육예산을 학교가 아니라 바우처의 형태로 학생들에게 지급하기 때문이다. 학생은 사립학교든, 공립학교든 자신이 원하는 학교를 선택할 수 있다. 사립학교를 세우는 것도 자유이다. 한국 같으면 상상할 수도 없는 주식회사형 영리 학교까지 설립되어 잘 운영되고 있다. 사립과 공립은 학생의 선택을 받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한다.

학생들의 선택권 덕분에 공립학교에 대한 학부모들의 만족도도 높아졌다. 덴마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스웨덴, 덴마크 이런 나라들을 배울 거면 이런 것을 배워야 한다. 얼마 되지도 않는 선택권, 자사고를 선택할 자유마저 박탈하려는 것인가.

다행인 것은 자사고들이 들고 일어났다는 것이다. 교육감과 시민단체들로부터 여러분의 학교를 지켜내야 한다. 교육감이 무엇이관데 무슨 권리로 내 아이의 운명을 쥐고 흔드는가, 열심히 사는 것, 자립하는 것이 죄인가, 이렇게 당당히 따져 물어야 한다. 헌법소원까지도 하길 바란다. ‘자립’을 응원하고 자립학교, 자사고를 응원한다.  /김정호 연세대 경제대학원 특임 교수, 프리덤팩토리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