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동민 사퇴후 노회찬 손들어줘...최악 떴다방정치 유권자 모독, 야바위판 밀실거래 신물나

   
▲ 성준경 미디어펜 논설위원
새정치민주연합(새민련)과 정의당이 7.30 국회의원 보선을 6일 가량 앞두고 서울 동작을과 수원정(영통), 수원병(팔달) 선거구에서 프로야구 구단의 선수 트레이드를 연상시키듯 2;1 행태의 선거구 간 맞교환을 단행했다.

서울 동작을에 출사표를 던진 새민련 기동민 후보가 24일 정의당의 노회찬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전격 사퇴했다. 몇 시간 후에 수원정(영통)과 수원병(팔달)에 진보당 후보로 나선 천호선·이정미 후보는 새민련 지지를 호소하며 사퇴했다.

새민련 기동민 후보의 사퇴는 정의당 노회찬 후보가 사전투표 시행(24.25일) 전날인 24일까지 야권 연대가 되지 않으면 사퇴하겠다고 배수진을 치고 나오자 부담을 느낀 새민련 지도부의 권유에 의한 것으로 관측된다.

기 후보는 이에 대해 당 지도부와 상의 없이 독자적 판단 속에 후보직을 사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 후보의 이 발언은 자신의 사퇴 이후 수원정(영통)과 수원병(팔달)에서 정의당의 후보들이 화답하듯 연쇄적으로 사퇴한 것에 비춰 볼 때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즉 새민련은 노회찬 후보보다 상대적 열세인 기동민 후보를 사퇴시켜 동작을 선거구를 정의당에 내어주고, 진보당 보다 압도적 우세에 있는 수원정(영통)과 수원병(팔달)을 받는 밀실거래를 했을 개연성이 높다.

역대 선거에서 정당 간의 후보 단일화는 양당 간의 사전 약속에 의해 종종 있어 왔다. 이번 새민련과 정의당의 경우처럼 사전투표 선거 직전인 특정일에 맞춰 주권의 요람인 지역구를 매물로 삼고, 시정 장사치마냥 여러 후보가 동시에 덤핑 식으로 맞교환 거래를 한 것은 유례를 찾을 수 없다. 이는 정당정치의 희화(戱畵)이자 왜곡이고, 서울 동작을과 수원정(영통), 수원병(팔달) 지역 구민들에 대한 모독이다. 양당 간의 후보 단일화는 그들의 주장처럼 ‘아름다운 양보’로 보이기보다는 야바위판의 검은 거래를 연상시키는 듯해 쓸쓸함을 금할 수 없다.

   
▲ 새민련과 정의당이 7.30재보선을 앞두고 서울 동작을과 수원 정과 병등에서 꼼수단일화를 했다. 새민련은 제1야당으로서 수권정당을 포기하는 셈이다. 투표용지 인쇄가 다 끝난 상태에서 이같은 꼼수 단일화는 유권자들을 모독하는 것이다. 유권자들이 현명하게 판단해야 한다. 새민련 서울 동작을 기동민후보(왼쪽)가 후보에서 사퇴한 후 노회찬 정의당후보과 악수를 하고 있다.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가 주도한 새민련의 이번 7.30 국회의원 보선 공천은 그들이 말하는 ‘새정치’의 현주소를 어디서 찾아야 하는가? 하는 낭패감을 더욱 심화시켰다.

새민련은 광주 광산을에 공천 신청한 기동민 후보를 빼내어 연고도 없는 서울 동작을에 전략 공천함으로써 지역구민들을 기만했다. 새민련은 기동민 후보가 당의 미래라며 그의 지지를 호소하다, 이제는 당 차원에서 그 어떠한 해명도 없이 당의 이념과 정체성이 다른 당의 후보를 내세우며 기 후보를 사퇴시켰다. 새민련의 이러한 정치행태는 동작을 주민에 대한 기만을 넘어 농락 그 자체이다.

새민련은 또한 보상거래라는 당내외 비판을 받으면서까지 ‘정의의 광주 딸’이라 내세우며 광주 광산을에 전략공천한 권은희 후보가 모해위증죄, 논문표절, 위증교사, 재산 축소신고 의혹, 세금 탈루 등 비리 백화점을 연상케 하는 의혹의 한 가운데 있는데도 그녀의 정당성만을 언급하며 이에 대한 그 어떠한 해명도 내어놓지 못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의혹 고위공직자들에게 들이대며 낙마까지 견인했던 추상같은 새민련의 그 엄중잣대가 권은희 후보 앞에서는 어디로 갔는지 알 수가 없다.

새민련이 창당과정 및 이후 국민에게 보여준 모습은 그들의 창당근거이자 존립기반이라고 설파해온 ‘새정치’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새민련이 합당과정, 기초단체장 무공천의 철회 및 과정, 6.4지방선거와 7.30 보선 공천 과정 등에서 보여준 정치행태는 민주적 가치에 기초한 공당의 모습이라기보다는 김한길·안철수 두 공동대표가 지배하는 독단과 독선에 천착된 반민주적 정당의 전형이었을 뿐이다.

지금 새민련의 모습 속에서는 대안 수권야당의 모습을 볼 수가 없다. 새민련의 존재가치인 ‘새정치’는 보이지 않고 진화되는 구태의 모습만이 선명할 뿐이다. 이번 새민련과 정의당이 수도권 선거구를 놓고 벌인 시중에나 있을 법한 ‘야바위판 정치거래’가 더욱 암울하게 느껴지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