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점은 탄력근로 확대 '1년' 여부
최저임금 결정기준에 기업지불능력 포함·주휴수당 폐지·차등적용도 관건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지난 3일 '노동관련법 개정을 막는다'며 국회 불법 진입을 시도해 급기야 철제 담장까지 부쉈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조합원 25명이 연행 11시간만인 4일 0시 석방되면서 공권력 약화가 도를 넘어섰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노동관련법 입법까지 막겠다고 나선 노조 시위가 불법 폭력적인 양상으로 치닫는데 노조 눈치를 보는 정부 성향으로 사법당국이 눈을 감았다는 비판도 나온다.

가장 큰 문제는 강성노조의 이러한 생떼 쓰기에 탄력근로제 확대와 최저임금 결정 등 노동현안에 대한 보완 입법이 재차 미뤄졌다는 점이다.

5일 막을 내린 3월 임시국회에서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기존 3개월에서 6개월로 확대하는 개정안과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안을 담은 법안 모두 처리가 무산됐다.

쟁점법안에 대한 여야의 이견이 첨예한 가운데 소관상임위원회인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고용노동소위가 잇달아 취소되기도 했다.

여야가 대치하고 있는 쟁점은 탄력근로 확대기간을 6개월로 확대하자는 안(더불어민주당)과 산업현장의 요구에 따라 최소 1년은 되어야 한다는 안(자유한국당)으로 양분되어 있다.

최저임금 결정기준과 관련해서는 기업지불능력을 포함할지 여부를 비롯해 주휴수당 폐지, 업종별·지역별 차등 적용이 쟁점으로 꼽힌다.

3월 임시국회에서 이에 대한 결론을 내지 못함에 따라 벼랑끝에 매달린 산업현장의 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 여야는 5일 임시국회 개원 및 의사일정에 합의해 향후 노동입법에 파란불을 밝혔다./사진=미디어펜

주 52시간제 계도기간이 종료됐음에도 정부가 당분간 단속 위주의 집중감독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하지만, 처벌규정을 악용하는 신고가 발생할 경우 곧바도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는 5~6월중 대상 사업장 3000여곳을 예비점검하고, 오는 8월까지 위법우려가 높은 사업장을 추려 선별적인 근로감독에 나설 방침이다.

탄력근로제가 6개월로 확대되어도 업종별로 완전한 정상경영까지 힘들고 사측이 감당하는 독소조항 리스크 또한 여전하다. 국회가 보완입법 처리를 미루면서 생기는 피해는 고스란히 각 현장이 안게 된다. 인력난에 허덕이는 벤처 중소기업들 상황은 더 심각하다.

다만 당초 청와대 인사참사 및 김학의 수사 등으로 대치정국이 이어져 4월 임시국회의 개원조차 어렵다는 관측이 있었으나, 여야는 5일 임시국회 개원 및 의사일정에 합의해 향후 노동입법에 파란불을 밝혔다.

8일부터 열리는 4월 임시국회에서 환노위는 25일까지 활동하면서 여야간 이견을 좁히고 법률안 처리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환노위 관계자는 미디어펜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근로시간 단축 충격을 줄이기 위한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와 최저임금제도 개편이 늦춰지면 기업들 생존이 벼랑 끝으로 내몰릴 것"이라며 "여야가 최대한 노력하겠지만 고용노동소위에서 협의가 얼마나 잘 이뤄지느냐에 달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