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조양호 회장의 사망으로 한진그룹 전체가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추후 조 회장의 장남인 조원태(44) 사장이 경영권 승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조 회장 일가에 대한 우호 지분이 적고, 지난 달 조 회장이 대한항공 사내이사 연임에 실패하는 등 경영권을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어서 조 사장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8일 한진그룹에 따르면 한진칼의 지분 중 조 회장 일가의 우호 지분은 28.95%로 다른 기업에 비해 다소 적은 편이다. 조양호 회장이 17.84%를 보유하고 있고, 조 사장이 2.34%, 장녀 조현아가 2.31%, 차녀 조현민이 2.30%를 보유 중이다.
여기에 한진그룹 일가에 대한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데다가, 이를 빌미로 경영권이 위협 받고 있는 상황이어서 추후 승계를 위한 작업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상속세’도 큰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조 회장의 주식을 삼남매가 상속받을 경우 50% 가량의 상속세를 지불해야 한다.
|
|
|
▲ 지난 2017년 2월 23일, 미국 현지 ‘대한항공 보잉 787-9 차세대 항공기 인수식’에서 (왼쪽에서 두번째)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오른쪽에서 두번째)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인수 증서에 사인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대한항공 제공 |
이런 상황에서 삼남매가 상속세를 납부하게 되면, 약 2.5%의 지분을 물려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유의미한 수준’으로 지분율을 올리는 것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더군다나 행동주의 펀드 KCGI와의 경영권 분쟁도 과제로 남았다. KCGI는 지난 대한항공 정기주주총회에서 정관 변경, 감사 선임 등 지배구조 개편을 주장했지만 ‘자격 미달’로 실패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한진칼 주식을 추가로 장내 매수해 804만2835주(13.47%)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앞으로도 지배구조 개편을 시도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는 내년 한진칼 주총에서 있을 조원태 사내이사 재선임안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총에서 한진칼에 맞섰던 국민연금도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국민연금은 현재 한진칼에 대해 6.8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는 “조원태 사장의 상속 건으로 다시금 과도한 상속세의 개선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며 “이런 구조로는 회사를 키워내도 상속이 어려워져 기업을 일구고,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려는 기업가정신을 훼손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