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손희연 기자]'분양 불패' 지역으로 불려온 서울 청약시장이 위축되고 있어 건설사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올 초 청약 가점 10점대 당첨자가 등장하는 등 청약 경쟁률은 높았지만 다수의 분양 단지에서 미계약분이 속출했다. 이에 연내 중 서울 지역에 분양을 앞둔 건설사들은 분양가 책정과 일정 등 미계약분 방안 마련을 고심하고 있는 모양새다.
18일 관련 업계와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홍제역 해링턴 플레이스'는 일반분양 419가구 중 174가구가 미계약 됐다. '태릉 해링턴 플레이스' 67∼78점의 청약 가점자가 나왔지만 560가구 중 62가구의 잔여 물량으로 남았다. 'e편한세상 청계 센트럴포레'는 평균 33.36대 1의 경쟁률로 1순위에서 마감했지만 249가구 중 60가구가 미계약 됐다. 청약 가점 10점대 당첨자가 나온 'e편한세상 광진 그랜드파크'는 청약 미달로 금융조건을 변경해 잔여 물량 채우기에 나서기도 했다.
서울 청약 시장의 위축세는 지난해보다 더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직방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국 아파트 청약 경쟁률은 13.8대 1로 지난해 4분기(16대 1)보다 경쟁률이 다소 떨어졌다. 서울의 분양 아파트 청약 경쟁률은 지난해 4분기 37.5대 1에서 올 1분기 8.6대 1로 하락했다. 지난해 최고인 평균 91.6대1의 경쟁률을 기록한 은평구 수색동 'DMC SK뷰'의 경우 최저 당첨 가점은 55점이었고 최고가점은 만점인 84점이었다. 미계약분은 3가구에만 그쳤다.
이 같은 원인은 부동산 시장 침체와 1순위 청약 요건 강화, 대출 규제가 맞물리면서 실수요자들이 입지와 분양가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청약에 나서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잦은 청약 개편으로 인해 혼란을 겪은 부적격자가 생기고 있고, 무엇보다도 대출 규제 강화로 1주택 수요자들이 청약 시장에 접근하는 것이 어려워진 상황이다"며 "입지와 분양가 등을 고려해 청약에 나서는 실수요자들도 대출이 제한적인 만큼, 청약에 나서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건설사들은 지방에 이어 서울지역마저 위축되는 시장 분위기 안에서 분양가 책정 등 분양 일정을 신중하게 고심하며 미계약분 방안 마련 등도 고민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분양 경기가 위축되고 있는 상황이라, 좀 더 신중하게 분양가 책정 부분과 분양 일정을 고심하고 있다"며 "미계약분을 방지하기 위한 마련에도 중점을 두고 있지만, 쉽게 방안이 나올수 있는 부분은 아니기 때문에 일단은 시장 상황을 지켜볼 것이다"고 전했다.
한편 ‘홍제역 해링턴 플레이스’은 지난 16일 진행된 무순위 청약접수에서 총 5835건의 접수를 받아 평균 33.5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미디어펜=손희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