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도 자만 경계, 새민련 구태 정쟁 지양 민생법안 협조해야

   
▲ 성준경 논설위원
전국 15개 선거구에서 실시된 7.30 국회의원 보선에서 새누리당이 예상을 깨고 야당의 텃밭인 전남 순천·곡성에서 당선자를 내는 등 11곳에서 승리했다. 여당의 압승이고 야당인 새민련의 완패였다. 국민이 야당을 심판한 것이다.  

이번 선거는 안대희 문창극 국무총리 및 장관 후보자들의 연이은 낙마로 인한 인사파동과 세월호 참사 여진 및 유병언 일가 수사에서 드러난 검·경의 무능이 겹치면서 여당에게 불리한 선거가 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었다. 새민련이 참패한 것은 원칙과 명분도 없는 정략적 구태공천 및 선거야합, 민생을 도외시한 대립과 정쟁(政爭)지향의 선거캠페인 전개에 따른 국민적 심판으로 관측된다.

김무성 대표가 이끈 새누리당은 이번 선거에서 민생경제 살리기와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위해 표를 달라고 호소했다. 또한 당의 혁신을 내걸었다. 반면 새민련은 광주 광산을에 지난 대선에서 국정원 댓글 사건의 경찰청장 외압의혹을 폭로한 건으로 모해위증죄를 받고 있던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과장을  보상공천했다가 민심을 잃었다.

새민련이 당내외 반발을 무릅쓰고 ‘광주의 정의로운 딸’  등으로 미화된 권은희 후보를 전략공천한 것은 커다란 패착이었다. 그는 모해위증죄에 이어 위증교사, 논문표절, 재산 허위 축소·세금탈루 등 비리 의혹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권 후보의 광주 광산을 투표율이 전국 최하위인 22.3%에 머문 것을 보면 새민련은 텃밭인 광주에서도 사실상 경고음을 받은 것이나 다름없다.

새민련의 또 다른 안방인 전남 순천·곡성에서도 새누리당의 이정현 후보가 새민련 서갑원 후보를 9%이상 따돌리며 큰 득표차로 당선된 것은 의미가 크다. 전남광주에서 새누리당 소속 국회의원이 당선된 것은 지난 1988년 소선거구제 도입 이후 처음이다. 새민련은 호남 텃밭에서도 사실상 탄핵 당한 것으로 간주되며, 당의 존립기반 마저 위협받는 지경에 이르렀다.

새민련은 손학규 수원팔달, 김두관 경기 김포 등 지역연고와 무관한 후보들을 수도권 지역에 전략 공천했지만 이들 모두 완패했다. 이 또한 지역민의를 무시하고 거물급만 투입하면 해당 지역구민들이 모두 내응할 것이라는 당 지도부의 독선과 오만에 기초한 비민주적 전략공천이 화를 부른 것으로 추론된다.

또한 새민련이 서울 동작을과 수원 지역 두 곳에서 이념과 가치를 떠나 선거공학에만 매몰된 ‘묻지미 단일화’를 시도했지만 야당의 전통적인 강세지역인 수원영통을 제외하고 두 곳에서 모두 패한 것에 비춰 볼 때 이 또한 사실상 실패한 것이나 다름없다.

   
▲ 새민련 안철수 김한길 공동대표는 국민들로부터 엄중한 심판을 받았다. 새정치를 희화하시키는 구태공천과 야합 등으로 민심을 잃었다. 7.30재보선은 박근혜정권 심판이 아닌, 새민련 심판이었다. 새민련이 수권정당으로 거듭나려면 무조건 여당과 박근혜정부의 발목을 잡지 말고, 민생법안을 조속히 통과시키는 등 경제활성화에 적극 협력해야 한다. 그래야 이번 참패가 보약이 된다.

새민련은 선거과정에서 ‘세월호 특별법’이 통과되지 않으면 민생법안을 포함한 그 어떠한 법안도 임시국회 내에 통과가 어렵다고 으름장을 놓기까지 했다. 또한 이들이 내어놓은 세월호 보상법은 법치 및 국가정의의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 포퓰리즘 법안 그 자체였다.

새민련은 급기야 선거 하루를 앞둔 상황에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유병언 시신으로 100% 단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원내 대변인이 직접 나서 괴담수준의 유병언 시신 부정의 ‘묻지마 폭로’를 하기도 했다. 이는 새민련이 스스로 수권야당은커녕 국론분열을 위해 상습적으로 괴담을 퍼뜨리는 저자거리의 폭로범 수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님을 자인하는 모습으로 국민들에게 비춰졌다.

박근혜 정부와 여당은 이번 선거 압승으로 잃어버린 국정의 동력을 확보했다. 다행히도 2016년 4월 20대 총선까지 20개월 동안 큰 선거가 없다. 선거가 없다는 것은 정부와 당의 입장에서는 국가의 현안들을 소신껏 밀고나갈 수 있는 호재가 될 수 있지만 역으로 긴장이 풀어지고 초점을 상실해 낭패를 볼 수도 있다. 정부와 집권 여당은 국정운영의 난맥상에도 불구하고 압승을 안겨준 민심을 깊이 인식하고 세월호 참사 이후 국민에게 약속한 국가적폐 척결과 국가대개혁 및 경제 살리기와 민생안정을 위해 모든 역량을 다 쏟아 부어야 할 것이다.

보선완승으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체제는 연착륙에 성공했다. 김 대표는 선거과정에서 당의 혁신과 민생경제의 안정을 강조했다. 김 대표는 이번 선거에서 완패한 야당의 패착을 반면교사로 삼아 당의 혁신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또한 이번 선거승리의 요인이 민생과 경제를 살려달라는 국민의 명령임을 인식하고 경제회생 및 민생의 안정을 위해 정부와 긴밀히 협조해 최대한의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새민련의 김한길·안철수 두 공동대표가 선거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당연한 수순이다. 새민련은 텃밭인 안방마저 격침시킨 분노한 민심에 토를 달지 말고 있는 그대로 승복하며 받아들여야 한다. 정부·여당의 실정에도 불구하고, 야당이 혹독한 민심의 심판을 받은 것은 새민련 지도부가 그동안 보여준 반민주적 당 운영과 미래지향적인 대안야당의 모습보다는 과거에만 집착한 구태 정치 및 민생을 도외시한 ‘무조건적 발목잡기’ 정치에서 기인한다.

새민련이 전당대회를 통해 새로운 지도체제가 들어선다면 이번 보선의 냉혹한 국민 심판을 되새겨 민주적 당 운영 속에 구태를 청산하는데 주력해야 한다. 야당의 정당한 정부 비판과 견제와 구분되는 구시대적 발목잡기 정치와도 선을 그어야 할 것이다. 이념과 정쟁을 넘어선 미래 지향적인 국민이 믿고 맡길 수 있는 수권 야당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미디어펜=성준경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