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서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집회…5만명 운집
   
▲ 지난 주말에 이어 27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는 자유한국당 주최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집회가 열렸다. 이날 집회에는 5만명(한국당 추산)에 달하는 한국당 당원과 지지자들이 모였다./미디어펜

[미디어펜=김동준 기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연단에 올라서자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응원 도구로 유명한 ‘부부젤라’ 소리가 광화문 광장에 울려 퍼졌다. 노타이 흰색 셔츠 차림의 황 대표가 양팔을 흔들며 인사하자 운집한 사람들은 열렬한 박수를 보내며 ‘황교안’을 연호했다.

황 대표는 27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집회에 참석해 31분 동안 연설을 이어갔다. 소매를 걷어 올린 황 대표가 때때로 불끈 쥔 주먹을 내지르며 문재인 정부를 향한 규탄 발언을 할 때면 ‘맞습니다’ ‘옳소’ 등 호응이 따랐다. 황 대표는 최근 패스트트랙 정국은 물론 ‘적폐청산’ ‘소득주도성장’ 등 다양한 사안에 날을 세웠다.

황 대표는 연설에서 “좌파독재 정권이 패스트트랙을 이용해 독재의 마지막 퍼즐을 끼워 맞추려 하고 있다”며 “행정부를 장악하고, 사법부까지 장악하다시피 한 이 정부가 마지막 퍼즐로 국회마저 장악하려 하고 있다. 입법과 사법, 행정이 모두 정부 손아귀에 들어가면 이 나라를 어떻게 민주국가라고 할 수 있겠나. 그래서 독재 좌파라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지난 이틀간 국회에서 벌어진 패스트트랙 대치 국면을 거론, “듣지도 보지도 못한 사보임이 이뤄지고 있고, 국회의장은 병상에서 결재했다고 한다. 이메일로 법안을 제안했다는 얘기는 들어보긴 했느냐”며 “이런 비민주적인 야만 행위를 국회 안에서 못하게 막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고(故) 장자연 씨 사건을 언급, “오래전에 수사해서 끝났던 사건인데, 다 묻혔던 사건을 대통령이 나서서 수사를 직접 지시했다. 수사를 지시해도 되는 것이냐. 심지어 공소시효가 지난 사건까지 수사를 지시하는데, 이게 법치냐”며 “대통령 지시가 헌법 위에 있어서 되겠나”라고도 했다.

황 대표는 “자유민주주의를 지켜야 할 대한민국 정부가 자유민주주의의 자유를 빼버리려 하고 있다”며 “그래놓고 우리더러는 극우라고 덮어씌우는데, 여러분이 극우냐. 시장경제를 지키는 게 극우냐. 자유를 지키는 게 극우냐. 그게 극우라면 이 정부가 하는 짓은 극극극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27일 황교안 대표 등 한국당 지도부가 광화문에서 열린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집회 직후 청와대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미디어펜

앞서 나경원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발생한 패스트트랙 충돌 이후 더불어민주당이 고발한 의원 18명의 이름을 열거하며 “지난 며칠간 우리 의회민주주의는 무참하게 짓밟혔고,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는 치욕을 당했다. 18명이 아니라 (한국당 의원) 114명을 다 고발해도 끝까지 싸우겠다”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려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두고 “선거법 개정은 좌파독재세력의 장기집권 플랜을 위한 첫 단추”라고 지적했고,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법안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마음대로 하는 ‘독재의 칼’이다. 한마디로 공포정치의 시작”이라고 일갈했다.

한국당 지도부도 패스트트랙 추진을 “좌파 장기집권 플랜”으로 규정하며 “자유대한민국을 사수해달라”고 호소했다. 본격적인 집회 전 한선교 의원은 “대한민국의 성지와도 같은 이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나. 민주노총·전교조·언론노조 등이 촛불을 쥐고 박근혜 정부 물러가라고 했다”며 “문재인은 물러가라”라는 구호를 외쳤다. 배현진 한국당 송파을 당협위원장은 “(민주당이) 자신들의 정치적 이념을 관철하기 위해 국민의 반을 개·돼지로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주말에 이어 두 번째인 이날 장외투쟁에는 5만명(한국당 추산)에 달하는 한국당 당원, 지지자들이 모였다. 광화문에서의 집회를 마친 한국당 지도부는 이들과 함께 청와대 앞까지 행진했다.

   
▲ 27일 자유한국당 지도부와 당원, 지지자들은 청와대 앞까지 행진했다. 사진은 주광덕 한국당 의원(경기 남양주시병) 지지자가 ‘문재인 STOP’ 피켓을 청와대 사랑채 앞 폴리스라인에서 들고 있는 모습./미디어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