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상준 기자] 르노삼성자동차 노사가 28차 교섭을 시작했지만 여전히 팽팽한 긴장감을 보이며 평행선을 걷고 있다.
이번 교섭에서 사측은 빠른 해결을 위해 교섭위원과 교섭대표까지 교체하고 비장한 각오로 준비했다. 하지만 여전히 노조는 자신들의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여전히 긴장감만 맴돌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에 르노삼성 노사가 28차 교섭에 들어갔다. 이번 교섭은 지난달 29일부터 사흘간 진행된 부산공장 가동중단 이후 처음 진행되는 자리이며 신입 교섭대표인 윤철수 신임 인사본부장(전무)과 노조의 첫만남 자리다.
윤철수 신임 인사본부장은 자동차 부품회사인 '발레오' 출신으로 노무 업무를 주로 다뤄온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이 밖에도 르노삼성 최근 교섭위원의 교체도 단행했다. 이해진 르노삼성 제조본부장을 교섭위원으로 내정해서 협상의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임단협 협상이 10개월간 지리멸렬하게 이어져 온 가운데, 현재 르노삼성 부산공장은 일감절벽에 내몰린 상태다.
|
|
|
▲ 파업으로 인해 멈춰선 르노삼성 부산 공장 / 사진=르노삼성차 |
임단협 협상 과정에서 진행된 파업으로 인해 약 2800억 원의 손실이 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한 파업으로 인해 위탁 생산 방식으로 북미에 수출 중이던 닛산 로그 차량 약 4800대의 생산 차질이 빚어져 약속된 납품 수량을 공급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러한 생산차질로 인해 프랑스 르노 본사는 일본 규슈에 위치한 닛산 공장으로 닛산 로그 차량 2만4000대 생산 물량을 변경 배정했다.
노사합의가 지속적으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지난 2019 서울모터쇼에서 최초로 공개된 르노삼성 XM3의 유럽 수출 물량 8만대분도, 스페인 바야돌리드 공장에서 생산하는 방향으로 변경하는 것이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임단협 결렬 및 노사 간의 갈등이 불씨가 되어,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주고 있는 상황이다. 르노삼성차 내수차량 판매는 지난해 대비 올 1~4월 판매량이 39.8% 급감했다. 수출 및 내수시장이 동시다발적으로 붕괴 일보 직전으로 치닫는 상황이다.
또한 르노삼성 부산공장 협력업체들까지 도미노식으로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르노삼성차의 1차 하도급 업체는 약 180개로 생산 물량 감소 및 파업으로 인해 공장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부산 지역 경제 침체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어 시급한 해결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협력 업체 한 관계자는 "납품 물량 감소로 인해 하도급 공장 역시 잦은 휴업이 불가피하게 발생하고 있으며, 실질적인 임금이 감소해 직원들의 가계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형편이라 조속한 협상 타결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
|
|
▲ 르노삼성 부산 공장 / 사진=르노삼성차 |
1차 하도급 업체뿐만 아니라, 2~3차로 이어지는 작은 규모의 협력사들의 상황은 더 열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품 생산 물량 전부를 1차 하도급 업체로 납품하는 영세한 2차 하도급 업체는, 지속적으로 르노삼성 부산공장 생산 물량이 줄어드는 탓에 납품 양이 지난해 대비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상황이다.
업계관계자에 따르면 "르노삼성 임단협의 파행은 노조 측의 과도한 요구 및 욕심 때문"'이라고 비판하며 "지속되는 파업 및 공장 셧다운으로 인한 막대한 손실은 현재진행형이며, 부산 경제 장기 침체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신형 XM3 차량 생산이 예상되고 있는 지금, 현재와 같은 파행이 지속되어 배정된 물량이 취소되고 다른 해외 공장 생산으로 변경될 경우에는 부산공장 폐쇄 등의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게 될 수 도 있다"고 경고하면서 "노사가 임단협을 원만하게 마무리하고 경영정상화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김상준 기자]
▶다른기사보기